젊다는 이유로 건강을 과신하기 쉬운 30대에도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전단계가 동시에 나타나면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이 최대 23%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천대영·이진아 순환기내과 교수와 이민우 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2009년 국가건강검진에 참여한 30~39세 수검자 174만 명 중 기존에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이나 심근경색·뇌졸중이 없었던 이들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이상지질혈증은 혈액 속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정상 범위를 벗어난 상태다. 고지혈증과 고콜레스테롤혈증 등 다양한 명칭이 사용되다 보니 헷갈리기 쉽지만 이상지질혈증이 더욱 폭넓은 개념이다. 고지혈증이 소위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C)이 정상보다 높아진 상태를 가리킨다면 이상지질혈증은 LDL-C이나 중성지방이 높은 것뿐 아니라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DL-C)이 정상 수치보다 떨어져 있는 상태까지 포함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소위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C)과 혈압·혈당 수치를 기준으로 고혈압 전단계와 당뇨병 전단계, 경계성 이상지질혈증 세 가지 상태에 전부 해당하는 4만 4553명을 추출한 다음, 연령과 성병 등을 고려해 세 가지 모두 정상 범위인 45만 2763명과 비교했다. 수축기 혈압 120~139㎜Hg 또는 이완기 혈압 70~89㎜Hg에 해당하는 경우를 고혈압 전 단계로 구분했고 당뇨병 전단계는 공복혈당 100~125㎎/dL, 경계성 이상지질혈증은 LDL-C 130~159㎎/dL를 각각 기준으로 삼았다.
연구팀은 평균 14.2년 동안 이들을 추적 관찰하며 심근경색·뇌졸중·심혈관 사망 발생을 분석했다. 그 결과 세 가지 전 단계 상태가 모두 있는 ‘복합 전단계군’은 정상군에 비해 심근경색·뇌졸중 및 심혈관계 사망 등 심뇌혈관질환 발생률이 2배가량 높았다. 나이·성별·체질량지수(BMI)와 흡연·음주 등 여러 요인을 보정한 뒤에도 복합 전단계군의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23% 높게 유지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심근경색과 뇌졸중 발생 위험이 각각 18%, 35%씩 커지면서 전체 위험도를 높였다. 반면 전체 사망률과 심혈관 사망률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하위 분석에서도 BMI와 흡연·음주 여부, 운동 습관, 콜레스테롤 수치 수준과 관계없이 복합 전단계군에서 심뇌혈관질환 위험 증가가 대체로 일관되게 나타났다.
이진화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30대의 젊은 나이라도 혈압·혈당·콜레스테롤이 모두 전단계 수준으로 올라가 있으면 장기적으로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이 증가한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증상이 없고 아직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으로 진단받지 않은 상태여서 방치되기 쉽지만 장기적 관점에선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란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민우 교수는 “젊은 층도 체중 관리, 금연, 절주, 식단 조절, 규칙적인 운동 등을 통해 혈압·혈당·콜레스테롤을 가능한 한 정상 범위에 가깝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여러 대사 이상이 동시에 존재하는 젊은 연령층을 고위험 후보군으로 인식하고 촘촘한 추적 관찰과 맞춤형 생활 습관 중재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올 4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제18회 아시아·태평양 죽상동맥경화·혈관질환학회(APSAVD) 학술대회에서 구연 발표로 소개됐으며, 유럽심장학회(ESC)가 발간하는 SCIE급 국제학술지인 ’유럽예방심장학저널‘(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 온라인판에 실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