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항공 유류할증료가 빠르게 내려가고 있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사가 항공유 가격 변동을 항공권 가격에 반영하기 위해 별도 부과하는 비용이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단계가 높아져 승객 부담이 커지고, 유가가 내려가면 단계가 낮아지면서 부담이 줄어든다. 국내 대형항공사 국제선 편도 유류할증료는 중동 전쟁 여파로 5월 발권 기준 최고 수준인 33단계까지 치솟았다가 6월 기준 27단계로 내려왔고, 다음달부터 19단계로 떨어진다. 노선에 따라 10만 원 넘게 줄어드는 구간도 적지 않다. 유류할증료 인하 소식이 이어지면서 잠시 미뤄뒀던 해외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업계가 중국·일본 등 단거리 노선 특가상품을 선보이면서 여름 휴가철 수요에 다시 불이 붙는 모양새다.
여행지에서의 설렘은 ‘어떻게 갈지’ 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이코노미석을 택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단거리 노선이라 해도 왕복 비행과 공항 대기 시간을 더하면 좁은 좌석에 제법 긴 시간을 머물게 된다. 문제는 그 시간이 몸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준다는 점이다. 좁은 자리에 오래 앉아 있으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다리가 붓고 저린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비행 중 발생하는 불편감은 비단 다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장시간 비행 후 허리가 뻐근하거나 통증이 심해졌다고 호소하는 승객들이 많은데, 이는 비행기 좌석 환경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다.
일반적으로 비행기 좌석은 공간 효율성을 고려해 설계되다 보니, 장시간 편안한 자세를 유지하기 쉽지 않다. 특히 이코노미석에서는 무릎 공간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아 허리를 구부리거나 몸을 앞으로 숙인 자세를 취하게 된다. 오랜 시간 같은 자세가 이어지면 척추를 지지하는 허리 주변 근육과 인대가 쉽게 피로해지고 허리뼈와 주변 조직에도 부담이 쌓일 수 있다. 비행 후 일시적으로 허리 통증이나 뻐근함을 경험하는 이들이 많은 이유다. 평소 만성 요통을 앓고 있거나 장시간 앉아서 근무하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증상이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 대부분은 휴식과 스트레칭을 통해 증상이 완화되지만, 통증이 반복되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척추 건강 상태를 점검해봐야 한다.
다행히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상당수 척추 질환은 수술 없이도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통증 완화와 기능 회복을 돕는 비수술 치료법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한의학에서도 관련 치료법이 꾸준히 연구돼 왔다. 자생한방병원 연구팀은 허리 통증 환자에게 침과 전침, 추나요법 등을 병행하는 한의통합치료를 시행한 연구 결과를 SCI(E)급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발표했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한의통합치료 시행군은 스테로이드 신경차단술 등 약물치료군보다 2배 가까운 통증 감소 효과를 보였다. 미국내과학회(ACP)의 진료 가이드라인도 급·만성 요통 환자에게 침 치료와 같은 비약물 치료를 우선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전문적인 치료 못지않게 척추 건강을 미리 관리하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비행 중에는 엉덩이를 좌석 깊숙이 넣어 허리를 곧게 세우는 것이 좋다. 등받이와 허리 사이에 작은 쿠션이나 수건을 받치면 허리의 자연스러운 곡선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주거나 한두 시간마다 일어나 통로를 가볍게 걷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비행기 좌석은 여행의 시작을 함께하는 공간이다. 잘못된 자세로 오래 머물면 모처럼 떠난 여행을 허리 통증 때문에 망칠 수 있다. 비록 좁더라도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틈틈이 몸을 풀어준다면 떠나는 길부터 도착하는 순간까지 한결 가뿐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