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출발하겠습니다! 모두 파이팅!”
27일 오전 9시 경기 성남시 판교 탄천 인근 황새울공원. 보라색 옷을 갖춰 입고 선글라스나 조끼, 런닝화 등 러닝 용품을 장착한 80여 명의 사람들이 출발 신호가 울리자 일제히 기합을 넣으며 탄천 보행로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대회가 시작되자 “이번에는 페이스를 올리겠다”며 초반부터 속도를 올리는 사람들끼리 선두그룹이 형성됐다. “달리기에는 영 소질이 없다”며 천천히 한 걸음씩 주변 사람들과 발걸음을 맞추는 이들도 있었다. 다만, 잘 달리거나 못 달리거나 참가자들은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대회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이 대회는 일반적인 달리기 대회와 다른 점이 하나 있다. 참가자 중 일부가 과거 마약에 중독된 채 어려운 삶을 살아왔던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마약 예방과 치유활동을 하는 사단법인 ‘은구’(NGU)는 유엔(UN)이 지정한 6월 26일 세계 마약퇴치의 날을 기념해 건강한 달리기를 통해 마약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고 회복자를 응원하기 위해 이번 ‘6.26 NGU RUN(Never Give Up)’ 캠페인을 기획했다. 은구 임직원을 비롯해 그간 마약 예방 활동에 함께해 온 개그맨 이성미, 돈스파이크, 범키가 참여하며 그 의미를 더했다.
대회 시작 후 30여분이 지난 시점부터 임시로 만들어진 결승선에 참가자들이 하나 둘 들어오기 시작했지만, 누가 마약 중독 경험이 있었던 사람인지, 누가 캠페인에 참가한 일반 시민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잘못된 판단으로 마약에 손을 댔던 사람들은 그 과정은 어렵지만 과거의 삶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려는 듯 남들과 똑같이 땀을 흘리고 웃으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참가자들과 함께 달린 남경필 은구 대표도 연신 “파이팅”을 외치며 힘을 불어넣었다.
마지막 주자까지 도착하자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대회 참여 소감을 나누며 숨을 돌렸다. 그리고 모두가 함께 바닥에 앉아 주먹을 불끈 쥐고 힘차게 ‘이노마’(이젠, 노 마약) 구호를 외치며 마약 근절을 위한 다짐을 다시 한 번 나눴다.
은구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조성되는 수익금을 국내 최초 마약중독 치료 전문병원 설립을 위한 후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치료와 회복, 예방이 선순환하는 사회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다양한 공익 프로젝트도 진행될 계획이다.
남경필 은구 대표는 “마약 예방은 두려움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건강한 삶의 가치를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가 필요하다”며 “이번 행사가 회복자들에게는 희망을, 시민들에게는 마약 예방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