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의 의료 소비가 올해 상반기 1조원 규모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의료관광 시장 자체가 빠르게 커지면서 소비의 중심도 과거 성형외과에서 피부과와 약국으로 이동하는 등 시장 구조가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26일 한국관광공사 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1~5월 외국인의 국내 의료 소비액은 942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085억원)보다 54.9% 증가했다. 의료 소비 건수도 132만건에서 222만건으로 68.6% 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월별 소비액은 1월 1273억원에서 3월 2044억원으로 뛰어오른 뒤 4월 2499억원, 5월 2512억원으로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5월 소비액은 전년 동월보다 74.6% 늘어난 규모다. K-뷰티에 대한 높은 관심과 원화 약세에 따른 가격 경쟁력, 방한 관광객 증가가 맞물리면서 의료관광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칼보다 레이저…성형외과 밀어내고 피부과가 대세
시장 확대보다 더 눈길을 끄는 변화는 소비의 무게중심이다. 외국인 의료 소비에서 피부과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2.9%에서 올해 55.5%로 높아졌다. 외국인이 국내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비용의 절반 이상이 피부과에 집중된 셈이다.
반면 한때 의료관광을 대표했던 성형외과의 비중은 같은 기간 25.8%에서 20.1%로 크게 낮아졌다. 회복 기간이 길고 부담이 큰 수술보다 보톡스와 필러, 레이저 토닝 등 비수술·시술 중심의 피부 관리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의 비중도 7.8%에서 6.3%로 감소했고, 치과 역시 4.2%에서 3.8%로 소폭 하락했다. 건강검진이나 중증 질환 치료보다 미용·심미 목적의 의료 서비스가 의료관광 성장을 주도하는 양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시술 받고 약국으로…‘K-뷰티 쇼핑’까지
약국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전체 의료 소비액에서 약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7%에서 올해 11.7%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소비 건수 기준으로는 전체의 67.7%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방문이 이뤄졌다.
이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피부 시술을 받은 뒤 기능성 화장품과 피부 관리 제품, 일반의약품 등을 함께 구매하는 소비 패턴이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피부과 방문과 K-뷰티 쇼핑을 하나의 관광 코스로 즐기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의료 소비와 뷰티 소비의 경계도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높은 의료 수준과 가격 경쟁력, K-뷰티의 세계적인 인기가 의료웰니스관광 성장의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피부과 전문의의 경쟁력과 첨단 장비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면서 피부 시술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으며 안과와 치과 등 심미 치료에 대한 관심도 확대되는 추세다. 공사는 국가별 의료관광 수요 특성에 맞춘 해외 마케팅을 강화해 의료관광객 유치 기반을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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