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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없는 전쟁, 군사력 약해서가 아니다

26.06.2026 1분 읽기

최근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결을 위한 실무 협상에 들어갔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양측 모두 승리를 주장하는 가운데 전쟁 종결 자체가 정치적 질서의 확립, 완전한 종전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군사사학자인 저자는 이러한 현대 전쟁의 모순을 핵심 문제로 본다. 핵 전쟁 이후 등장한 ‘제한전(limited war)’ 개념이 전쟁을 왜곡했다는 것이다. 현대 전략은 전쟁을 정치적 목적 달성이 아니라 확전 억제와 위기 관리의 기술로 이해해왔다.

반면 ‘전쟁론’을 쓴 프로이센의 전쟁 이론가 카 폰 클라우제비츠에 따르면 전쟁은 정치의 연장이다. 전쟁의 제한 기준 역시 군사력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현대 전략은 군사적 수단에 집중하면서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잃었다.

그 결과 전쟁은 승리를 목표로 하기보다 억제와 안정화 중심의 관리 과정으로 변했다. 이는 전쟁을 더 안전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끝나지 않는 구조로 만들었다. 승리를 정의하지 못한 전쟁은 종결도 불가능하다.

저자는 6·25전쟁을 대표 사례로 든다. 초기에는 북한 침략 저지라는 명확한 목표가 있었지만 인천상륙작전 이후 통일로, 중국군 개입 이후 현상 유지로 목표가 바뀌었다. 정치적 목적의 변화는 전략 혼란으로 이어졌고 결국 정전으로 종료됐다. 이후 베트남,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도 같은 구조가 반복됐다. 미국은 압도적 군사력으로 전투에는 승리했지만 정치적 목적은 달성하지 못했다. 원인은 군사력 부족이 아니라 정치적 목표의 불명확성에 있다.

저자는 전쟁의 승리 여부는 적의 파괴가 아닌 정치적 목적의 달성 여부로 판단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무엇을 얻을 것인지, 어떤 상태를 승리로 정의할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끝낼 것인지 먼저 결정돼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군사 작전이 먼저 설계되고 목적은 사후 정당화된다. 무엇을 위해 싸우는가를 정의하지 못한 전쟁은 결코 끝나지 않는다는 저자의 일침이 무겁다. 2만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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