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아동의 식사를 돕기 위해 지급된 급식카드가 술·담배 구매와 생활비 대체 수단으로 둔갑한 사례가 대거 드러났다.
전국 13곳서 적발…마트는 차단 시스템도 없었다
24일 국무조정실 정부합동부패예방추진단이 보건복지부와 공동으로 실시한 ‘결식아동 급식카드 운영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13곳에서 급식카드로 술이나 담배를 사들인 사례가 확인됐다.
편의점은 술·담배가 포함된 결제를 시스템으로 막을 수 있지만, 일반 마트는 이런 장치가 갖춰지지 않아 부정 사용의 통로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부모는 아동 명의 급식카드를 가게에 맡겨두고 일일 사용 한도만큼 허위 결제를 반복한 뒤 생필품 구매 등에 돌려쓰는 방식으로 악용하기도 했다.
사용처를 분석한 결과 전체 발급 카드의 14% 이상이 학원·미용실·술집·피시방 등 식사와 무관한 업종에서 한 차례 이상 긁힌 것으로 집계됐다. 식사 목적으로 보기 어려운 심야(오후 10시~오전 6시) 결제액도 전체의 약 4.4%인 9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운영 허점도 민낯을 드러냈다. 일부 지자체가 복지정보 통합시스템 ‘행복e음’에 카드 발급 정보를 올리지 않고 별도 시스템을 운용하거나, 결식아동의 사망·시설 입소 같은 변동 사항이 제때 반영되지 않은 사례가 드러났다. 이 때문에 아동이 숨지거나 학대로 분리된 뒤에도 부모가 급식카드를 계속 쓴 경우까지 적발됐다.
마트 품목 제한·심야 결제 차단…관리 체계도 손본다
정부는 일반 마트에도 품목별 결제 제한 기능을 심고, 술집 등 목적 외 업종 이용과 심야 결제를 원천 봉쇄하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뜯어고치기로 했다.
지자체가 카드 발급 정보를 행복e음에 의무적으로 등록하도록 하고, 자격 변동 여부와 부정 사용 의심 사례를 정기 점검하는 체계도 갖출 방침이다.
아울러 결식아동이 지원금을 제때 쓸 수 있도록 잔액을 문자메시지로 안내하는 이용 활성화 방안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결식아동 급식카드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18세 미만 취약계층 아동이 음식점에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도록 매달 30만원씩 충전되는 카드로, 현재 전국 15만명의 아동이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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