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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공급 우위’ SCA로 고정 매출 확보…4분기 실적 또 신기록 쓴다

25.06.2026 1분 읽기

미국 마이크론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깜짝 분기 실적을 내놓은 것은 물론 다음 분기 기대치도 매출 500억 달러 이상으로 높였다. 실적 전망을 띄운 핵심 배경에는 16개사와 맺은 전략적고객계약(SCA)이 있다. 하이퍼스케일러(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사)를 포함한 16개 고객사는 2030년까지 최소 1000억 달러 매출을 보장하는 불리한 조건에 동의했다.

인공지능(AI) 개발 붐으로 메모리 품귀 현상이 장기화되자 고객사들이 다른 조건을 따지지 않고 5년치를 한꺼번에 주문할 만큼 몸값이 치솟은 것이다. 이날 마이크론은 메모리 공급난이 2028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와 함께 메모리 3사의 독주가 이어질 것을 예고했다.

마이크론은 24일(현지 시간) 2026회계연도 3분기(2026년 3∼5월) 실적 발표에서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4.5배, 15배 급증했다고 밝혔다. AI 데이터센터 최대 병목으로 평가받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부족이 어닝 서프라이즈로 이어졌다. HBM이 포함된 클라우드 메모리 사업 부문에서 137억 7000만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직후 콘퍼런스콜에서 “우리는 AI 데이터센터와 소비재 등에서 SCA 16건을 체결했다”며 “SCA 규모는 D램 출하량의 약 20%, 낸드플래시 출하량의 33%에 해당하며 협의 중인 계약까지 완료되면 회사 매출 절반 이상이 SCA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SCA는 3~5년간 공급 물량과 가격 상·하한을 사전에 확정하는 방식으로 고객이 반드시 일정 물량을 구매해야(take-or-pay)하는 구조다. 연간 단위 장기공급계약(LTA)보다도 계약 기간이 길다. 현재까지 체결된 16건 가운데 자동차 부문(3년)을 제외한 중대형 7건은 5년치 계약이다. 고객사 규모별로 데이터센터 운용사 등 대형 4건, 모바일과 PC 제조사 등 중형 3건, 나머지는 자동차 부문 소형 기업이다.

SCA 수주잔량(RPO)은 1000억 달러(154조 원)에 달하고 이 가운데 220억 달러는 금융 약정을 통해 이미 지급됐고 그중 180억 달러는 현금이었다. 콘퍼런스콜에서는 이 자금의 성격에도 관심이 모였는데 경영진은 “이 자금은 고객사의 계약 이행을 보장하기 위한 선수금(prepayment) 성격”이라면서 “회계상 계약 부채로 분류하고 공급이 진행될 때 매출로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과거 마이크론 실적은 ‘증시 풍향계’로 불렸다. 메모리는 경기 상황에 민감해 고객사 사업 상황이 좋으면 메모리가 잘 팔리고 반대의 경우에는 쌓이는 재고가 늘어 실적에 바로 반영된다는 의미에서였다.

하지만 AI 개발 수요는 이러한 출렁거림을 우상향 직선으로 뒤바꿨다.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신경망처리장치(NPU)가 빠르게 연산하려면 최첨단 메모리가 필요했고 D램 메모리를 쌓아만든 HBM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원인이 됐다. HBM 공급난을 해결하기 위해 메모리 기업들이 팹 증설에 나섰지만 당장 공급량을 늘리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역량이 HBM에 집중되면서 HBM이 아닌 메모리 부족까지 심각해졌다. 마이크론은 HBM4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내년에는 7세대 ‘HBM4E’가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저전력 D램(LPDRAM)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는데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와 퀄컴 등의 수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크론은 이날 저전력 D램 기반 시스템온칩(SoC) 패키지도 소개하며 전력 절감과 메모리 용량 최적화를 동시에 잡겠다고 밝혔다.

메로트라 CEO도 메모리 병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2028년에는 공급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는 시점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 고성능 PC, 새로운 소비자 기기뿐 아니라 산업용 애플리케이션과 로봇공학·자율주행차까지 AI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며 “메모리와 스토리지의 견고한 장기 수요를 예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모리 부족 사태는 마이크론과 경쟁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AI 스타트업들이 비용 효율화를 위해 자체 칩 구축에 매달리는 상황에서 최첨단 HBM을 확보하려면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이날 브로드컴과 공동 개발한 AI 칩 ‘할라페뇨’를 올해 말부터 데이터센터에 배치하겠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브로드컴에 메모리 칩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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