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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 곱창 많이 먹는데 “암 사망률 2.5배”…성별에 맞는 고기 다르다

25.06.2026 1분 읽기

고기를 많이 먹는다고 해서 암 사망 위험이 일률적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국내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히려 한국인에게는 얼마나 먹느냐보다 어떤 고기를 주로 먹는지, 그리고 남성과 여성 중 누구인지가 암 사망 위험과 더 밀접하게 연결돼 있었다.

남성은 붉은 고기, 여성은 내장육…성별 따라 엇갈린 결과

25일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유인선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에 참여한 40세 이상 성인 14만7562명을 대상으로 육류 종류별 섭취량과 암종별 사망률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전체 육류 섭취량 자체는 남녀 모두에서 전체 암 사망률과 뚜렷한 관련이 없었다. 하지만 고기 종류를 나눠 들여다보자 성별에 따라 전혀 다른 그림이 나타났다.

먼저 남성에서는 붉은 고기를 가장 많이 먹은 그룹이 가장 적게 먹은 그룹보다 위암 사망 위험이 52%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비로 보면 0.48 수준이다. 이런 경향은 특히 BMI 25 미만의 비교적 마른 남성이나 흡연 경험이 있는 남성에서 더 뚜렷했다.

반면 남성의 경우 가공육은 다른 결과를 보였다. 햄·소시지·베이컨 같은 가공육을 먹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직장암 사망 위험이 2.45배 높았다. 같은 ‘고기’라도 종류에 따라 건강 영향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여성에서는 내장육이 변수였다. 간·곱창·막창·대창·염통 등 내장육을 비교적 많이 먹은 그룹(3분위)은 가장 적게 먹은 그룹보다 유방암 사망 위험이 2.57배, 췌장암 사망 위험이 1.83배 높았다. 이런 연관성은 60세 이상, BMI 25 미만, 비흡연 여성에서 더 선명하게 나타났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나…“한국 식문화와 내장육 특성 봐야”

남성에서 붉은 고기 섭취가 위암 사망 위험 감소와 연결된 배경에 대해 연구팀은 한국의 식문화를 주요 요인 중 하나로 봤다. 서구권에서는 붉은 고기를 염장하거나 훈제 형태로 먹는 비중이 높지만, 한국에서는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구이 형태로 소비하는 경우가 많아 염분 노출과 지방 구성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또 붉은 고기를 많이 먹는 집단이 상대적으로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아, 건강검진이나 위암 검진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을 가능성도 배경으로 제시됐다. 즉 붉은 고기 자체의 효과라기보다, 식생활과 건강관리 습관이 함께 작용했을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여성의 내장육 섭취와 암 사망 위험 상승을 놓고는 내장육의 성분 특성이 주목됐다. 유인선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간이나 곱창 같은 내장육에는 비소·카드뮴·납 등 중금속이 일반 살코기보다 더 많이 들어 있을 수 있다”며 “이 물질들이 지방 조직에 축적됐다가 체중 변화나 노화 과정에서 다시 혈액으로 빠져나오면서 여성의 암 사망 위험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관찰 연구를 바탕으로 한 만큼, 특정 육류가 암 사망 위험을 직접 높이거나 낮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리 방법, 장기적인 식습관 변화, 다른 생활습관 변수까지 반영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기존 연구가 주로 서구권에서 전체 육류나 붉은 고기 섭취량과 암 발생 위험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이번 연구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육류 종류별 섭취와 암 사망률의 관계를 본 첫 국내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양·식이 분야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뉴트리션(Frontiers in Nutri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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