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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최후의 구매자’가 변했다… 중국은 전기국가로 가고 있나

24.06.2026 1분 읽기

중국은 세계에서 원유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죠. 세계 원유 시장 ‘최후의 구매자’ 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중국이 앞으로는 지금처럼 원유를 많이 사들이지 않을 것’ 이라는 예상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혹시 중국이 그렇게 많은 원유를 필요로 하지 않게 된 것일까요? 이번 기사에서는 중국의 이 같은 변화가 갖는 의미를 추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수요 정점

중국의 원유 수입이 예전만큼 폭발적으로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막대한 원유 재고입니다. 중국이 이미 원유를 쌓을 만큼 쌓았다는 의미인데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중국이 쌓아둔 원유 재고(정부 비축유, 국영 석유기업 재고 포함) 규모가 올해 1분기 기준 15억 4100만 배럴에 달한다고 추산합니다. 미국(4억 1300만 배럴), 일본(2억 6300만 배럴), 한국(7800만 배럴) 등 다른 나라보다 격차가 매우 큽니다. 이처럼 어마어마한 양의 원유 재고는 호르무즈해협 통제라는 초유의 에너지 공급 중단 사태 속에서도 충격을 흡수하는 스펀지 같은 역할을 했습니다. 중국은 또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자 곧바로 정제 제품 수출을 통제하는 등 에너지 부족을 유발할 요소들을 막기도 했죠. 호르무즈해협 통제로 국제유가가 배럴 당 최고 120달러까지 치솟은 가운데 급하게 대체 에너지를 찾느라 고군분투했던 다른 나라들과는 사정이 달랐던 이유입니다.

그런데 단순히 비축을 많이 했다고 해서 원유 수입을 늘릴 필요가 없어졌다고 볼 수 없겠죠. 재고란 말 그대로 언젠가는 다시 채워 넣어야 할 상황이 발생할테니까요. 그래서 눈 여겨 봐야 할 또 다른 점은 원유 수요 감소입니다. 라이스타드 에너지는 중국에서 미국과 이란 전쟁 기간 동안 감소한 하루 약 20만~60만 배럴 규모의 원유 수요가 올해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봤습니다. 에너지 어스펙츠는 중국에서 감소한 원유 수요가 일일 약 30만 배럴이며, 앞으로 수요 감소 상황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30만 배럴이면 이를 정제해 만든 휘발유, 경유로 자동차 최소 수십만 대를 주유할 수 있는 양입니다. 이만큼의 원유 수요가 중국에서 구조적으로 사라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전기화: 석유 국가의 ‘변신’

실제로 중동 에너지 위기가 고조됐던 올 4월(전년 동기 대비 37%)과 5월(41.8%) 중국 가솔린 차량 판매는 기록적인 수준으로 주저 앉았습니다. 5월 승용차 판매량 상위 10개 모델 가운데 가솔린 자동차는 한 대도 없었습니다. 그 빈 자리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신에너지차가 모두 차지했습니다. 배터리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장거리 전기차가 5월 승용차 판매량 62.9%를 차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중국 최대 석유회사인 페트로차이나는 지난해 전년 대비 3.6% 증가했던 중국 석유 소비량이 올해는 4.9%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에너지 안보 우려가 이러한 전동화 흐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중국은 이미 전 세계에서 전기차를 가장 많이 생산하고, 또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죠. 호르무즈해협 통제라는 중국 전기화를 더욱 정당화하는 계기가 됐다는 얘기입니다. 중국이 전기차를 포함해 재생에너지, 광물 등 전기를 동력원으로 삼으려는 세계 최초 ‘일렉트로 스테이트(Electro state)’ 진입로에 들어섰을 수 있다는 것이죠. 이제 중국의 성장에는 석유가 아니라 전기가 필요한 방향으로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중국의 전기화 움직임은 연재를 통해서도 계속해서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관련 연재 기사: 석유 VS 전기… 美·中 ‘에너지 충돌’>

관건은 변화의 ‘속도’

물론 중국이 당장 석유 시대를 끝내는 것은 아닙니다. 호르무즈해협 사태로 방출했던 비축유를 다시 채워야 할 수도 있고, 석유화학 원료 수요 역시 계속될 전망입니다. 중국은 앞으로도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시장이 중국 에너지를 바라보는 시각은 점차 변하고 있습니다. 과거 중국 경제 성장의 상징이 원유 수입 증가였다면, 이제는 전기차와 배터리,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가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에너지 시장의 관심은 이제 ‘중국이 얼마나 빠르게 전기로 이동할 것인가’에 모이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석유(Petro)에서 전기(Electro)까지. 에너지는 경제와 산업, 국제 정세와 기후변화 대응을 파악하는 핵심 키워드입니다. 기자 구독, 또는 [조양준의 페트로-일렉트로] 연재 구독을 누르시면 에너지로 이해하는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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