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Crypto Seoul

Crypto Seoul

Crypto news from Seoul

Primary Menu
  • 집
  • 금융
  • 경제 뉴스
  • 비즈니스 뉴스
  • 사회 소식
  • 문화 소식
  • 연락처
  • 집
  • 누가 청년의 ‘광장’을 가로채려 하나
  • 사회 소식

누가 청년의 ‘광장’을 가로채려 하나

23.06.2026

고백하건대, 그들의 불만을 투정이라 치부했다. 4050세대가 민주화와 고도성장기의 끝자락에서 사회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던 20~30년 전과 비교하면 이들은 불이익이 생길 때만 목소리를 높이는 지극히 이기적인 세대라고 생각했다.

인터넷에서 ‘4050세대가 겪어온 길’이라는 글을 우연히 본 적이 있다. 이른바 386세대와 달리 4050세대는 한국 사회의 성장 과실을 온전히 누리지 못했다. 유년기와 청소년기에는 권위주의 교육에 시달렸고 성년이 됐을 무렵에는 외환위기로 평생고용이라는 말이 지워지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26개월 남짓한 군 생활은 일상적 폭력을 견뎌야 하는 시간이었고 2008년 금융위기는 겨우 자리를 잡을 수 있겠다는 희망을 다시 좌절감으로 바꿔놓았다.

그래서 4050세대에게는 ‘우리도 만만하게 산 건 아니다’라는 자부심이 있다. 성장 과정에서 이전 세대가 누리지 못한 풍요를 경험한 2030세대의 불만을 배부른 소리쯤으로 여겼던 것도 그 때문일지 모른다. 세대 분석처럼 보였지만 실은 기성세대의 자존심이 섞인 판단이었을까.

청년들이 중심이 돼 시작된 잠실 시위가 2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들을 광장으로 이끈 동력은 선거관리위원회의 무능과 국가기관의 행정 실패, 그리고 헌법에 보장된 참정권마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수 있다는 공정성에 대한 물음이었다. 이들이 모였기에 정부는 진상규명위원회를 통한 선관위 개혁을 말했고 정치권은 국정조사까지 추진하게 됐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싶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지금 청년세대에게 공정성의 무게는 기성세대가 느끼는 정도와 다르기 때문일 게다. 그들의 공정성은 성장의 기대가 희미해진 사회에서 마지막으로 붙잡아야 하는 ‘안전 손잡이’에 가깝다. 집값은 멀리 달아났고 좋은 일자리로 들어서는 통로는 좁아졌으며 계층 이동의 사다리는 올라타기도 전에 치워지는 느낌이다. 더 많이 배우고, 더 오래 준비하고, 더 많은 스펙을 쌓아도 보상은 불확실하다. 그런 사회에서 절차의 공정성마저 흔들린다면 남는 것이 없다고 느꼈을 수 있다.

그래서 잠실 시위는 주목할 만하다. 누가 버스를 대절하고, 깃발을 나눠주고, 구호를 정해준 집회가 아니었다. 온라인에서 문제의식을 공유한 청년들이 스스로 모였고 스스로 분노를 조직했다. 기성세대라면 대개가 술자리 불평이나 온라인 댓글로 흘려보냈을 문제를 이들은 공론장 위로 끌어올렸다. 이것만으로도 “요즘 애들은 자기밖에 모른다”는 낡은 평가는 잠시 접어둘 필요가 있다.

하지만 우려스러운 장면도 있다.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을 ‘프락치’로 몰거나 어린 운동선수들을 자체 검문하고 체육관에 사무실을 둔 스포츠단체 직원들의 출입을 막아섰다. 경찰을 모욕하고 기자들을 향한 폭언과 폭력 상황도 발생했다. 지난 주말 오전 올림픽공원을 찾았을 때 현장 분위기도 처음 모습과는 다소 달랐다. 청년들보다 노년층 참가자가 더 눈에 띄었고 ‘부정선거’ 깃발과 특정 정치 집회 참여를 독려하는 전단지도 보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청년층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계엄은 옳았다’ ‘부정선거’를 외치는 사람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

문제는 노년층이 많았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청년들이 제기한 행정 실패와 절차적 공정성의 문제가 어느새 ‘부정선거’ ‘계엄 옹호’ 같은 정치적 구호와 뒤섞이고 있다는 점이다. 청년들이 어렵게 공론장 위로 끌어올린 분노를 기성세대가 또 자기 방식대로 가져가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지우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그들의 가능성은 분명하다. 이들은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세대가 아니라 필요하면 광장으로 나와 국가기관의 행정 실패를 규명하고 시스템 개선을 요구할 줄 아는 세대다. 오히려 부끄러워해야 할 대상은 청년들의 분노가 아니라 그 분노에 편승해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밀어 넣으려는 시도다.

청년들이 어렵게 열어놓은 공론장을 제도 불신을 조장하고 진영을 결집하기 위한 정치적 동원 수단으로 전락시켜서는 안 된다. 그 분노가 기성 정치의 언어로 소비되는 순간 힘을 잃는다. 청년들의 광장은 그들의 언어로 지켜져야 한다. 그래야 그들의 문제 제기가 누군가의 정치적 자산이 아니라 이 사회가 더 공정해지기 위해 통과해야 할 질문으로 남을 수 있다.

Continue Reading

이전의: 영상韓 VS 남아공 승부 예측에 5억 원…월드컵 전체론 7.7조 몰렸다
다음: 대전 트램 개통, 2년 이상 늦어진다
  • 집
  • 금융
  • 경제 뉴스
  • 비즈니스 뉴스
  • 사회 소식
  • 문화 소식
  • 연락처
저작권 © 판권 소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