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대한항공(003490) 이 아시아나항공(020560) 합병을 추진하며 약화된 화물 운송 사업을 확대한다. 9월까지 인천국제공항 제1화물터미널을 개조(리노베이션)해 연간 처리 물동량을 25% 늘리는 것이다. 북미 물류 거점인 뉴욕 JFK 공항의 화물 터미널도 첨단 설비로 고도화해 반도체 등 고부가 특수 화물 운송을 강화한다. 고환율과 고유가로 비상 경영을 시행 중인 대한항공이 연말 아시아나와 통합하면서 호황을 맞은 화물 사업을 통해 고공 비행을 예약하고 있다.
19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인천공항 제1화물터미널 리노베이션 공사를 9월 완료해 연간 처리 물동량을 25% 늘리기로 했다. 이번 리노베이션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와 통합 이후를 대비해 추진하는 대규모 화물 인프라 개선 사업이다. 인천공항 개항 초기 구축된 노후 시설을 현대화하고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도입해 화물 처리 능력을 대폭 증대한 것이다.
대한항공은 특수 화물 수송을 위해 냉장·냉동창고 리뉴얼을 이미 마친 데 이어 지금은 화물 터미널 장비인 ETV 리노베이션을 진행 중이다. ETV는 화물 터미널에서 짐을 들어올려 이동시키는 리프트형 이동 장비로 대한항공은 1~4호기에 자동화 기능을 적용해 스마트 물류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미국을 대표하는 뉴욕 JFK 공항의 전용 화물 터미널 현대화 작업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올해 1월 독일의 물류 자동화 전문 기업인 뢰디게 인더스트리에 자동화 시스템 설계를 의뢰했다. 대한항공은 자동화 시스템이 적용된 ETV 2대를 설치하고 이달 냉장 시설 현대화에 착수했으며 내년 7월까지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특히 냉장·냉동창고를 새로 설치하거나 리모델링해 반도체 등 고부가 특수 화물 유치를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
인천공항과 뉴욕 JFK 공항의 물류 터미널 재정비가 끝나면 통합 대한항공은 글로벌 화물 운송 사업이 본격적으로 수익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 대한항공은 올해 12월 아시아나항공과 통합을 마쳐 여객뿐 아니라 화물 운송에서도 덩치를 키울 수 있으며 운영비 감축 등 시너지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합병을 위해 화물 사업을 에어제타(전 에어인천)에 매각했지만 여객기의 화물칸을 활용하는 밸리카고 사업은 지속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밸리카고 월간 운송 물량은 지난해 1만 4000톤 안팎에서 올해 5월에는 1만 6399톤으로 증가했다. 최근에는 운송 화물을 극대화하기 위해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노선 등에서 밸리카고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총 23기의 전용 화물기를 운용 중인 대한항공과 자동화 설비를 구축한 인천공항 물류 터미널의 활용 효율성은 크게 올라갈 수밖에 없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반도체 물류 허브로서 인천공항 화물 터미널에 대한 기대도 높다. 반도체는 부가가치가 높고 신속한 운송이 필수여서 해상이 아닌 항공을 통해 주로 운송된다. 5월 국내 반도체 수출액은 371억 6000만 달러로 역대 월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2~3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항공화물 운송 수요 역시 꾸준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미 발틱항공화물운임지수(BAI)는 올해 3월 초 2007에서 이달 15일 2715로 35.3% 급등했다.
업계는 대한항공이 고환율과 고유가로 수익성 관리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에서 화물 사업이 실적을 지지·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대한항공의 화물 사업 매출은 올해 1분기 1조 910억 원을 시작으로 3분기에는 1조 3860억 원, 4분기에는 1조 6130억 원까지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화물 운송 매출 전망치는 지난해(4조 4090억 원)보다 21% 증가한 5조 3330억 원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인천과 뉴욕 화물 터미널 리노베이션을 통해 글로벌 물류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세계적인 물류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