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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英선 독립된 공간에서 빚 상담…재소자도 채무조정 받는다

18.06.2026 1분 읽기

영국 런던 토인비 홀에 있는 무료 채무 상담 기관 DFA(Debt Free Advice)의 상담은 일반 민원 창구가 아니라 독립된 방음 부스에서 이뤄진다. 문을 닫고 들어가면 외부 소음이 차단되고 상담사와 이용자가 마주 앉아 1대1로 대화할 수 있다. 부스에는 사무용 책상 대신 낮은 테이블과 소파가 놓여 있어 상담 창구보다 응접실에 가까운 분위기다.

반면 18일 찾은 서울 중구 중앙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는 상담용 창구가 줄지어 붙어 있었다. 창구마다 부분 칸막이가 있지만 가슴 높이까지라 옆 창구의 상담 내용이 들리는 구조다. 대기 공간도 개방돼 있다. 센터를 찾은 이용자 중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도 적지 않았다. 채무조정 상담이 연체 금액뿐 아니라 실직, 질병, 가족 부양 상황 등 민감한 정보가 오가는 절차라는 점을 고려하면 개선이 필요한 대목이다.

실제로 영국 DFA의 빚 상담 절차는 한국보다 앞서 있다. DFA는 민간 자선단체 연합 채무 상담 기관이다. 런던 전역의 채무 상담 단체들이 참여해 빚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무료 상담을 제공한다. 재원은 노동연금부 산하 공공기관인 자금연금청(Money and Pensions Service)과 런던시 등에서 지원받는다. DFA는 “누구나 비난과 낙인 없이 무료로 도움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상담의 비밀 보장을 중요한 원칙으로 두고 있다.

상담 채널도 다양하다. DFA는 정부 청사와 푸드뱅크, 지역 커뮤니티센터, 의료기관 등 런던 전역의 다양한 시설에 화상 상담 장치인 ‘비디오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이용자는 방음 부스 안에서 키오스크를 통해 전문 채무 상담사에게 영상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키오스크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

2024년에는 처음으로 교정 시설 내에 비디오 키오스크가 설치됐다. 수감 중 소득 단절로 기존 채무가 장기 연체로 악화하고 출소 뒤 경제적 자립이 어려워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실제 비디오 키오스크가 설치된 런던 브릭스턴 교도소에서는 설치 이후 3개월 동안 45명이 키오스크를 통해 상담받고 일부는 영국의 채무 탕감 제도인 채무구제명령(Debt Relief Order) 신청까지 지원받는 성과를 냈다. DFA는 이동식 채무 상담 버스를 통해 도서관·슈퍼마켓 등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찾는 장소에서 채무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서금원과 신용회복위원회가 ‘찾아가는 상담’ 제도를 운영 중이지만 전담 인력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정 시설, 임대주택 단지, 전통시장, 지방자치단체 등 다양한 곳에서 요청이 들어오면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근무하는 상담사가 센터를 비우고 가야 한다. 서금원 관계자는 “찾아가는 장소에 제한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서비스 확대나 활성화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민금융 지원 서비스를 확대하려면 결국 인력과 조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서금원과 신복위는 전국 50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정책서민금융상품 안내, 채무 조정, 복지·고용 연계 상담 등을 함께 제공하고 있지만 조직은 분리돼 있다.

동일 센터 내에서도 자금 지원은 서금원 직원이, 채무조정 업무는 신복위 직원이 담당하면서 이용자는 여러 창구를 오가야 하는 실정이다. 국회에 따르면 50개 센터 가운데 12곳은 서금원 직원이 단 한 명뿐이라 휴가·출장으로 자리를 비우면 신복위 직원이 이를 대신할 수 없어 발길을 돌리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인력 비효율 문제도 거론된다. 두 기관이 상담, 금융 교육 등 유사 업무를 수행하면서 발생하는 중복 인력 비율이 30%에 달한다고 두 기관은 내부적으로 추산하고 있다. 찾아가는 상담 확대나 비대면 상담 인프라 구축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이 그만큼 분산돼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두 기관을 통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김은경 서금원장은 11일 국회 토론회에서 “두 기관의 기능적 통합이 필요하다”며 “구성원들을 설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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