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남 경기과학기술대 총장이 한국공학대와의 조기 통합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학령인구 감소와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해 경기 서남권을 아우르는 기술 특성화 대학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정 총장은 1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기과기대는 경기 서남권 제조·첨단산업의 핵심 인재 공급처로서 오랜 역할을 해왔다”며 “이 정체성을 바탕으로 안정적 입학률 유지와 실무 교육 경쟁력 강화가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경기 시흥시에 있는 공립 전문대학인 경기과기대는 2011년 경기공업대와 안산공과대가 통합돼 출범했다. 정 총장은 산업자원부와 지식경제부, 전남도 경제부지사 등을 거친 산업·지역경제 정책 전문가로, 올해 4월 30일 제9대 경기과학기술대 총장에 취임했다.
정 총장은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역 산업과 함께 진화하는 기술특성화 대학’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대학이 지난해 수립한 2030년 중장기 발전계획을 토대로 한 구상이다. 그는 “AI·디지털전환(DX), 스마트 제조, 바이오헬스, 미래 모빌리티 등 경기도와 시흥시 주력 산업과 직결된 분야를 중심으로 교육 경쟁력을 집중 강화하겠다”며 “시화·반월 산업단지 기업들과의 산학 협력을 고도화해 현장 문제 해결형 교육과정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공학대와 통합의 핵심 동력으로는 정부 사업 수주를 위한 ‘규모의 경제’를 꼽았다. 한국공학대는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공학 특성화 4년제 사립대학이다. 정 총장은 “규모가 어느 정도 돼야 정부 과제를 수주할 수 있는데 전문대만으로는 큰 과제를 따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국공학대와의 조기 통합으로 전문대와 4년제의 연계 트랙을 강화해 학생들이 기술 학사·석사까지 경기 서남권 안에서 성장할 수 있는 교육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공학대를 방문해 보니 장비와 시설이 우수해 두 대학이 합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통합이 순조롭게 진행되려면 수도권 대학 통합을 가로막는 규제가 풀려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 총장은 “수도권 대학 정원 총량제 등 규제 개선이 절실하다”며 “시흥시와 지역 정치권, 국토교통위·교육위원회 등 관련 상임위원회를 상대로 통합 필요성을 적극 설득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학이 보유한 고가 장비 등 인프라를 지역 기업에 개방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정 총장은 “대학은 지역사회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실천적 기술 플랫폼이자 혁신 생태계 허브로 변화해야 한다”며 “수작업이나 매뉴얼에 의존하던 공정을 자율 제조로 전환하는 성공 모델을 만들어 시화·반월 산단 기업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경기과기대의 취업률은 71% 수준이다. 정 총장은 “졸업생의 좋은 취업 성과가 우수 신입생 유치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교육 방식의 전환도 예고했다. 정 총장은 “이론 강의는 최소화하고 직접 기계를 다루고 시험하고 만들어 보는 실습 교육이 핵심”이라며 “경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체화된 기술, 이른바 ‘암묵지’를 길러주는 게 전문대학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인재 운용 원칙도 제시했다. 정 총장은 “교직원의 전문성과 현장 경험을 존중하고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통합추진위원회 운영을 본격화하고, AI 기반 대학 운영 체계 구축을 위한 AI 추진단을 신설하기로 했다. 산학 협력과 AI 전환(M-AX) 지원 기능도 확대할 계획이다.
정 총장은 “재직자 향상 교육과 기술 전환 훈련을 확대해 청년뿐 아니라 지역 직장인을 아우르는 평생 기술 학습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며 “구성원과 함께 신뢰를 회복하고 지역과 함께 더 강한 대학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