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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온라인 여행플랫폼 재편…글로벌 ‘ATA’ 선두되겠다”

17.06.2026 1분 읽기

부킹홀딩스·익스피디아·에어비앤비·트립닷컴 등 이른바 글로벌 4대 온라인 여행사(OTA·Online Travel Agency)의 업계 내 위상은 독보적이다. 여행 분야 조사 기관 스키프드(SKIFT) 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기준 940억 달러(약 142조 원) 규모의 세계 OTA 시장에서 ‘빅4’의 매출이 557억 달러(약 84조 원)에 이른다. 단 4개의 플랫폼이 전 세계 OTA 시장의 59.3%를 차지하는 것이다. 1996년 익스피디아 탄생 후 30년간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를 거치며 공고해진 글로벌 여행 시장의 단면이다.

지금은 AI가 주는 기회의 시대

이철웅 놀유니버스 대표는 이런 철옹성 같은 전 세계 여행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려고 한다. 인공지능(AI)의 도래로 시장의 공식이 바뀌고 있는 만큼 놀유니버스가 그동안 구축한 자원을 활용한다면 새로운 시대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이달 10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사옥에서 만난 이 대표는 “온라인 시대를 넘어 AI 시대의 여행 플랫폼은 ‘ATA(AI Travel Agency)’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AI 시대가 되면 세계 여행 업계의 경쟁 구도 역시 재편될 것이고 그때는 놀유니버스가 최소한 현재 OTA 빅4와 같은 위상을 갖춘 글로벌 ATA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금은 AI가 주는 기회의 시대”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활동하는 데 장벽이 됐던 여러 요인들이 AI 기술로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십 개국의 언어를 구사하는 인력으로 구성된 고객서비스팀이나 각 국가마다 설치하는 사무실도 필요 없다. 이 대표는 “우리가 판매하는 항공과 숙박·공연 등 수백만 개의 상품을 10개국 언어로 번역하고 AI 에이전트가 세계 각국 소비자에 맞춰 상담하는 건 꿈도 못 꿀 일이었다”며 “AI는 글로벌 활동을 막았던 장벽들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했다.

AI를 통한 가장 큰 변화는 소비자들의 여행 플랫폼 이용 방식 자체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제는 날짜를 먼저 정하고 원하는 지역의 숙소와 항공편을 찾는 방식이 아니라 여행 플랫폼이 나의 여행 방식과 선호도를 분석해 일정에 맞춰 여정이나 숙소·식당·공연 등을 제안하고 조정할 수 있다. 이 대표는 “가족 수, 선호 여행지, 골프를 좋아하는지, 자전거를 통한 도심 여행을 좋아하는지는 물론 목적지의 밀집도 등 선호도를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지점에서 놀유니버스가 여느 OTA와 차별화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숙박과 항공에 집중된 다른 글로벌 OTA와 달리 놀유니버스는 취급 상품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놀유니버스는 야놀자를 모태로 인터파크티켓과 인터파크, 트리플이 합병한 뒤 플랫폼 사업만을 따로 떼어내 2024년 출범한 여행 플랫폼이다. 이에 숙박은 물론 항공권과 기차표 등 교통편, 여행 상품, K팝 공연 등 판매 콘텐츠의 범위가 넓어 AI 경험도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그리는 ‘끊김 없는 AI 경험’은 이런 식이다. 단지 항공과 숙박만을 예약할 수 있는 OTA라면 AI 에이전트를 통해 연계되는 서비스도 항공과 숙박에 그치게 된다. 이와 달리 놀유니버스를 통해 해외 K팝 팬이 공연부터 숙박, 항공, 한국 내 교통편까지 예약한다면 AI 비서의 역할은 모든 여정을 커버하게 된다. 이 대표는 “놀유니버스의 AI 에이전트는 공항 게이트 안내, 연착 알림은 물론 때로 연착에 따른 숙소 변경 통지, 대안 교통편 탐색과 예약, 보험사 연동 등 모든 여정을 지원하게 된다”고 말했다.

변수 대응 등 ‘책임감’은 ATA서만 가능

이 대목에서 궁금증이 들었다. 챗GPT나 제미나이 등 일반 생성형 AI도 충분히 발전한다면 AI 여행 에이전트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대표는 이에 대해 “OTA가 아닌 생성형 AI 앱도 단순한 여정 설계나 안내와 같은 비서 역할은 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돌발 상황이 생겼을 때 일정을 조정하거나 환불 규정에 맞춰 대안을 찾고 다른 교통편을 찾아 예약하는 등 판매자로서 책임을 지는 비서 역할은 실제 상품을 판매한 ATA에서만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결국 ‘판매자의 책임감’을 지닌 OTA만이 진정한 AI 비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놀유니버스의 모회사인 야놀자가 숙박관리시스템(PMS) 등 정보기술(IT)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점도 AI 시대의 고유 경쟁력이 될 것으로 봤다. 이 대표는 “일반적인 OTA에서 선택할 수 있는 숙소의 범위는 스탠더드형·디럭스형 등 방의 유형 정도에 그친다”며 “반면 놀유니버스에서는 PMS를 통해 몇 층의 몇 번 객실을 현재 예약할 수 있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AI 시대에서는 예전 프랑스 파리 여행에서 만족했던 같은 호텔의 같은 층 객실을 다시 예약할 수 있어야 한다”며 “어느 OTA도 제공할 수 없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놀유니버스가 국내 최초로 연내에 AI 여행 에이전트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그는 “복합 여정을 관리하고 나와 내 가족의 선호도를 기억해 응답할 수 있는 AI 여행 에이전트 서비스를 올해 안에 처음 선보이려고 한다”고 밝혔다.

최근 놀유니버스는 여러 앱의 서비스를 ‘놀(NOL)’ 앱에 통합하기로 하며 ‘ATA’를 향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놀유니버스는 올해 9월 NOL 인터파크투어와 NOL 티켓을 NOL로 통합한다. 이어 트리플도 순차적으로 결합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글로벌 ATA로 진화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여느 OTA와의 AI 경쟁에서도 이길 수 있도록 기술 완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K팝 공연 등 독점적 공연 문화 자산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 대표가 전 세계를 무대이자 목표로 삼는 것은 그의 경력에서 비롯됐다. 그는 학부 시절 창업 수업의 재미에 빠져 테크 기업을 설립했다가 졸업하기도 전에 SK로부터 투자를 받아 2001년 미국에서 사업을 꾸린 경험이 있다. 2005년 매각에 성공한 후에는 경영전문석사(MBA)를 거쳐 컨설팅 업계에서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 전략을 짜는 일을 해왔다.

차별화 경험으로 ‘넥스트 빌리언’ 수요 잡을 것

그는 놀유니버스를 비롯한 국내 여행 업계가 모두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중요한 것은 외국인들도 우리 고객이 될 수 있다는 마음가짐과 시각”이라며 “해외 고객을 잡기를 원하면서 한국어로만 상품 소개를 한다거나 국내용 앱을 통해서만 본인 인증을 하도록 한다면 커지는 여행 시장에서 외국인 고객은 놓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세계 여행 시장은 계속 커질 것으로 봤다. 이 대표는 “컨설팅 업계에서는 아시아 지역의 인구구조적 변화를 표현하는 용어로 ‘넥스트 빌리언’을 사용한다”며 “아시아에 10억 명의 중산층이 생긴다는 의미로, 이에 따라 주택과 차량·여행 수요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특히 한국은 중국에 이어 해외로 여행을 많이 나가는 송출 2위 국가지만 이 수요를 아고다나 익스피디아와 같은 해외 업체가 흡수하면서 정작 국내 여행 업체는 수혜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이 흐름을 끊고 세계 선두주자로 나가는 첫 번째 기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글로벌 ATA를 향한 여정에 대해 “올바른 전략을 잘 실행한다면 얼마든지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이를 개인적 소명으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He is…△고려대 경영학과·일어일문학과 학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석사 △2011년 딜로이트컨설팅 전략그룹 디렉터 △2016년 아고다 시니어 디렉터 △2019년 클룩트래블테크놀로지 동북아 디렉터 △2020년 쿠팡트래블 총괄 디렉터 △2022년 야놀자플랫폼 최고마케팅책임자(CMO) △2025년 놀유니버스 CMO △2015년 12월~ 놀유니버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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