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에 연루된 경찰 고위 간부들에 대한 징계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경찰 조직 내부의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당시 경비 업무를 맡았던 지휘관들이 다수 징계 대상에 포함되면서 경비 기능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이 비상계엄 사태 관련 경찰 고위직 22명에 대한 징계 절차를 마무리한 후 경찰 내부와 일선 경비부서를 중심으로 징계 수위를 둘러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징계로 김준영 전 경기남부경찰청장은 치안정감에서 치안감으로 한 계급 강등됐다. 경찰 역사상 치안정감이 강등된 것은 처음이다. 오부명 전 경북경찰청장과 임정주 전 충남경찰청장은 해임됐고, 주진우 전 서울경찰청 경비부장과 강상문 전 영등포경찰서장은 강등 처분을 받았다. 당시 국회 경비 업무를 맡았던 기동단장들과 김문영 전 경기남부청 공공안전부장 등도 정직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안팎에서는 비상계엄 당시 현장 지휘 라인에 대한 책임 규명이 불가피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징계 대상이 경비 분야 지휘관들에게 집중되면서 조직 내부의 부담이 커졌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경비 기능은 집회·시위 관리와 국가 주요 행사, 재난 대응 등을 맡는 경찰의 핵심 업무인 만큼 향후 경비 보직 기피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경비 업무는 경찰의 기본 기능 중 하나인데 이번 징계로 경비 분야 전체가 위축되는 분위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장 지휘관들이 앞으로 민감한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판단하기보다 책임 부담을 먼저 의식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비 분야 근무 경험이 있는 한 일선 경찰관도 “집회·시위나 국가 주요 행사,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경비 경찰이 가장 먼저 투입된다”며 “이번 징계가 경비 업무 전반에 대한 부담으로 받아들여질 경우 지원을 꺼리는 분위기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청 헌법존중 태스크포스(TF)는 올해 2월 비상계엄 관련자들에 대한 중징계를 중앙징계위원회에 요구하고 이들을 직위 해제했다. 이후 중앙징계위 심의와 경찰청 통보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중징계 16명, 경징계 6명 등 총 22명에 대한 징계가 확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