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음식업 사업장 10곳 중 3곳꼴로 직원에게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숙박음식업이 한계 상황에 내몰리면서 근로기준법 사각지대가 커졌다는 우려를 키울 상황이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 6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으로 참석해 “숙박음식업의 최저임금 미만율이 31.6%로 제조업 3.7%의 약 8배에 달한다”며 “현재 최저임금 수준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미만율이란 최저임금액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 근로자 비율이다. 숙박음식업의 최저임금 미만율 31.6%는 해당 업종 근로자 100명 중 31명이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최저임금 미만율은 통상 해당 업종이 불황 탓에 지급 여력이 낮아졌거나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만일 근로기준법 상 근로자임에도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 경우라면, 이 업종의 근로자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류 전무는 숙박음식업의 경우 심각한 경영 악화가 최저임금 미만율 증가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류 전무는 “숙박음식업의 취업자 1인당 부가가치는 2800만 원으로 제조업의 6분의 1 수준에 그친다”며 “숙박음식업의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은 87.1%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이 임금 하한선이 아니라 숙박음식업 전체 임금 구조를 결정하는 ‘기준임금’이 됐다는 것이다.
숙박음식점업의 우려는 대출 규모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류 전무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숙박음식업의 대출잔액은 94조 원에 이른다. 인건비와 임대료를 고정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숙박음식점은 대출 상황 압박까지 내몰렸다고 볼 대목이다. 매출 하락까지 이어질 경우 폐업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질 수 있다.
류 전무는 “소상공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업종별 현실을 반영한 (최저임금) 구분적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든 업종에 단일 적용되는 최저임금을 숙박음식점업처럼 경영이 어려운 업종에 낮게 적용하자는 의미다. 하지만 최저임금 업종 구분은 1988년 최저임금 도입 첫해만 시행됐다. 이후 최저임금은 매년 단일 임금으로 정해졌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차등 적용이 이뤄지면 특정 업종의 저임금 낙인 효과가 발생하고 저임금 근로자 보호라는 최저임금 취지를 거스를 수 있다고 업종 구분을 강하게 반대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