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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침체에 노조 ‘4중 압박’까지…위기의 현대차

16.06.2026

현대자동차가 사내 하청 노조와 직접 교섭해야 한다는 노동위원회의 판결이 나오면서 노무 리스크가 증폭되고 있다. 원청 노조와의 임금 협상이 난항을 겪는 와중에 외부 변수까지 덮치면서 외우내환(外憂內患)의 위기에 직면한 형국이다. 원청 노조는 지난해 순익의 30%를 떼어줄 것을 요구하는 동시에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과 공장 재건축으로 인한 고용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파업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 노조는 올해 임금 협상에서 사측과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전날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행위 조정 신청을 했다. 중노위 결정은 25일까지 내려질 예정인데 이날까지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노조는 합법적 쟁의(파업) 권한을 갖는다.

문제는 노사 간 입장 차이가 커 조정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당장 노조는 현대차가 올린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해 10조 3648억 원의 순익을 낸 점을 고려하면 단순 계산으로 3조 원 이상을 성과급으로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사측은 올해 실적이 악화하는 만큼 지급 여력이 부족하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0.8% 급감한 2조 5146억 원을 기록했다. 노조의 눈높이를 맞추려면 한 분기에 벌어들인 영업이익을 모두 날려야 해 이를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게 사측 입장이다.

내수 시장 침체에 지난달 안방 격인 한국 시장 판매량이 전년 대비 23.1% 급감하는 등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사측의 위기감은 특히 크다. 사측은 노조와의 임금 협상 과정에서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올해 1분기 영업익이 30% 넘게 감소한 상황인 만큼 실적에 맞는 성과급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사측이 ‘아틀라스’ 등 휴머노이드 로봇을 생산 현장에 투입하려는 것과 관련해서도 노조는 고용 안정 방안부터 내놓으라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생산직 임금 체계는 시급 기반 월급제로 운영되는데 근무시간과 무관하게 일정 임금을 보장하는 ‘완전 월급제’를 우선 도입하라는 것이다. 로봇 도입으로 생산성이 개선되면 연장 근무나 특근이 사라져 임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논리에서다.

사측은 미국 등 해외 생산기지에 로봇을 우선 투입하겠다며 노조를 달래고 있지만 노조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생산성이 높은 해외 공장으로 물량이 몰리면 국내 일감이 부족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노사는 노후 공장 재건축 문제를 놓고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현대차는 울산 1공장 전체와 4공장 2라인을 연간 25만 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자동화 공장으로 재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공장의 자동화 수준이 높아질 경우 고용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노조는 또 재건축 기간 임금을 보장하는 유급 휴업도 함께 요구하고 있다.

노사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는 와중에 사내 하청 문제까지 겹치면서 사측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15일 금속노조 소속 현대차 비정규직 지회 등이 현대차를 상대로 제기한 사건에서 ‘현대차가 직접 교섭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

교섭 대상에는 공장에서 일하는 사내하청 직원 뿐아니라 구내 식당에서 일하는 현대그린푸드와 공장 보안·경비 업무를 맡는 현대차보안지회까지 포함된다.

여기에 현대차 노조도 “실질적인 결정권자는 원청이며 책임도 원청이 져야 한다”며 하청 업체와 한목소리를 내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사측으로서는 원·하청 노조의 산발적인 요구에 모두 대응해야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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