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산하 한국국제교류재단(KF)은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간접적으로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강의 작품을 꾸준히 영어로 번역해 세계에 알린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가 KF 장학생 출신이기 때문이다. 스미스는 2013년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SOAS) 한국문학 박사과정 재학 당시 KF의 해외 한국학 전공 대학원생 펠로십 지원을 받았다. KF는 해외 대학의 한국학 진흥 사업을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기관이다.
이는 공공외교의 파급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외교부의 공공외교 예산은 올해 256억 원으로, 400억 원대를 기록했던 과거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윤석열 정부 시절 삭감된 예산이 아직 회복되지 못한 탓이다. KF 예산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3년 709억 원이었던 예산은 2024년 687억 원, 지난해 570억 원, 올해 531억 원으로 줄었다.
공공외교와 함께 한국의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수단인 공적개발원조(ODA)도 사정은 비슷하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ODA 실적은 38억 7500만 달러(약 5조9330억 원)로 전년보다 감소했다. 정부는 사업의 내실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규모 자체만 놓고 봐도 주요 공여국과의 격차는 크다. ODA 실적 1위인 독일은 290억 8900만 달러로 한국의 7배를 웃돌고 일본 역시 162억 1800만 달러로 4배 이상 많다.
그럼에도 제한된 재원 속에서 의미 있는 성과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이티 카라콜이다. 세아상역은 현지 의류 공장을 운영하며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세아학교’를 설립해 무상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ODA를 통해 산업단지와 주변 생활 인프라 개선을 지원했다. 안정적인 일자리와 교육 기회가 확대되면서 카라콜은 아이티 내에서도 치안과 의료 등 생활 여건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같은 산업 연계형 ODA는 수원국의 경제발전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한국의 시장 확대와 공급망 다변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