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학생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학교에 가장 성실하게 출석하는 편에 속하지만, 정작 교실 안에서의 학습 참여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 중심 교육과 획일적인 수업 방식이 맞물리면서 학교가 배움의 공간으로서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발간한 ‘출석이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는 교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기준 한국 학생 중 3개월 이상 연속 결석한 비율은 2%로 OECD 평균(7.6%)을 크게 밑돌았다.
그러나 교육부 조사에서는 고등학생의 27.3%가 수업 시간에 잠을 자는 편이라고 답했고, 19.2%는 수업과 무관한 행동을 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일반고 학생의 수업 중 취침 비율은 28.6%로 자율고(17.9%), 외국어고(13.1%), 과학고(14.3%)보다 10%포인트 이상 높게 나타났다.
“배움은 학교 밖에서”…자퇴도 늘어
교육계에서는 실질적인 학습이 학교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사교육 참여율은 75.7%에 달했으며 학생들은 주당 평균 7.1시간을 사교육에 투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 수업보다 학원 강의에 더 의존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입시 경쟁 속에서 학업 중단을 선택하는 학생도 늘고 있다. 고교 학업 중단율은 2020년 1.1%에서 지난해 2.1%로 상승했다. 자퇴 사유 가운데서는 검정고시 준비와 대안교육 등을 포함한 ‘기타’가 68.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학업 중단은 주로 고등학교 1학년에 집중됐으며 검정고시를 통해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 가운데 상당수가 상위권 수험생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별로는 서초구(2.3%)와 강남구(2.2%) 등 교육열이 높은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학교가 단순히 입시를 위한 통과 과정이 아니라 학습과 성장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다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개념 전달 위주의 강의식 수업에서 벗어나 토론·프로젝트·협력 학습을 확대하고, 독서와 탐구, 성찰 중심의 학습 경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민윤경 KEDI 연구기획실장은 “학교가 입시 준비를 위한 통과 공간이 아니라 ‘학습과 성장’이 이뤄지는 공간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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