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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 감성’ 담은 패밀리 SUV…연비·공간까지 잡았다

13.06.2026 1분 읽기

스마트키의 문 열림 버튼을 누르자 사자가 양 발톱으로 할퀸 듯한 모양의 세 줄기 주간주행등(DRL)이 빛을 내며 운전자를 맞았다. 전면부 중앙에 큼지막하게 자리잡은 사자 엠블럼, 밖으로 퍼지는 격자 무늬 그라데이션 그릴과 어우러져 강인하면서도 세련된 인상을 뿜어냈다.

푸조 5008이 10년 만에 완전 새롭게 바뀐 3세대 모델 ‘올 뉴 5008 스마트 하이브리드’로 돌아왔다. 이번 모델은 디자인 면에서 다른 브랜드의 동급 차량들을 압도한다는 평가가 많다. 푸조 3008은 지난해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로부터 ‘올해의 디자인상’을 수상했는데, 5008는 패밀리 룩을 형성하고 있다. 자잘한 기교 없이 선이 굵은 느낌으로 전·후면부가 완벽한 통일성을 갖췄다.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누구나 좋아할 만한 디자인이다.

푸조의 정체성은 ‘명품의 나라’ 프랑스에 뿌리를 둔다. 푸조의 심장으로 불리는 소쇼(Sochaux) 공장에서 탄생한 푸조 5008은 프렌치 프리미엄 모델로 불린다. 1912년 설립돼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소쇼공장에서 기획과 설계, 생산에 이르는 전 과정이 이뤄져 브랜드의 디자인 철학과 유산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내부 공간은 넉넉했다. 푸조 5008은 7인승 패밀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전장 4810mm, 전폭 1875mm, 전고 1705mm, 휠베이스 2900mm로 이전 세대 대비 전장 160mm, 전폭 30mm, 전고 55mm, 휠베이스 60mm가 늘어났다.

특히 휠베이스는 제네시스 GV80(2955mm)에 버금간다. 3열 시트를 접으면 트렁크 공간이 916L에 달하고, 2열까지 접으면 최대 2232L에 이르는 동급 수입 SUV 최대의 적재 용량을 제공한다. 편평한 구조가 가능해 캠핑이나 차박 등 레저활동에 알맞았다.

다만 3열 좌석은 탑승용으로 성인 남성에게 넓은 편이 아니었다. 일상적으로 운영하기 보다는 필요시 무리 없이 활용할 수 있다는 표현이 더 적확해보였다. 2열 좌석은 등받이 상단 레버 조작만으로 쉽게 변환이 가능해 승하차가 불편하진 않았다.

주행은 안정적이고 효율적이었다. 푸조 5008에는 1.2L(리터) 가솔린 엔진과 0.9kWh(킬로와트시) 배터리, 전기 모터를 내부에 통합한 e-DCS6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결합한 차세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탑재됐다.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 합산 최고 145마력(유럽 인증 기준)의 성능을 발휘하고, e-DCS6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엔진 회전을 최적의 영역으로 유지한다.

동급 대비 큰 차체와 무게(1780kg)에 비해 출력이 낮지 않나 우려했지만, 전기차 만큼의 치고나가는 빠른 응답성까진 아니어도 ‘밟아도 나가지 않는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정지상태에서 저속 주행까지 전기 모터만으로 움직였다. 푸조는 일반적인 도심 환경에서 전체 주행 시간의 약 50%를 엔진 개입 없이 주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도심 주행은 매우 정숙했고, 연비는 12.2km/L를 기록했다. 공식 복합 연비 13.3km/L(도심 12.8km/L, 고속 14.0km/L)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이번 푸조 5008은 국내 2종 저공해차 인증을 획득해 각종 공영 주차장 할인 및 혼잡통행료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실제 강남에서 강북으로 넘어오는 남산 3호 터널에서 이용료를 내려 했더니 요금소에서 “감면 차량이니 지나가라”는 말이 돌아왔다. 감속 시 회생 제동 특유의 울컥거림이 느껴지긴 했지만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다.

운전석 구성은 미래지향적이고 도전적이다. 푸조의 최신 ‘아이-콕핏 콘셉트’를 적용해 운전 몰입감에 초점을 맞췄다. 대시보드 위로 플로팅 디자인의 21인치 대형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계기판과 센터 스크린의 역할을 했다. 테슬라 정도까진 아니지만 더블 D컷 형태의 스티어링 휠이 장착돼 일반 원형과는 다른 ‘손맛’을 제공했다.

커브드 디스플레이 아래는 또다른 가로형 디스플레이가 들어섰다. 푸조는 이를 ‘아이-토글’로 부르는데, 최대 10개의 맞춤형 위젯을 설정할 수 있는 터치식 디지털 단축키 시스템이다. 공조 기능과 좌석 통풍·열선, 미디어 조정 등이 단번에 이뤄졌다. 주요 공조시스템과 비상등은 물리버튼으로도 조작이 가능했다.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은 보통이었다. 전방 충돌 경고, 차선 유지 보조 및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이 잘 작동했다. 하지만 앞차와 간격을 유지하며 나아가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때때로 급제동을 했고, 정차 후 시스템이 자동으로 재작동되지 않고 엑셀레이터를 밟아서 켜야 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모드에선 차선 유지 보조 기능도 이용할 수 없었다.

올 뉴 5008은 ‘알뤼르(Allure)’와 ‘GT’(300대 한정) 두 가지 트림으로 구성됐다. 시승은 GT 모델로 이뤄졌다. 개별 소비세 인하 혜택 적용 전 알뤼르는 4890만 원, GT는 559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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