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을 앞두고 수산물 가격이 심상치 않다. 이상기후로 어획량이 줄어든 데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류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주요 수산물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일부 식당에서는 원재료 수급난으로 가격 인상에 나서는 등 소비자 부담도 커지는 모습이다.
킹크랩·갈치·대게 줄줄이 상승…오징어는 어획량 77% 급감
11일 수협노량진수산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최근 주요 수산물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여름 고수온까지 예고돼 추가 가격 인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협노량진수산에 따르면 5월 4주차(25~30일) 노량진수산시장 주요 어종 경락가는 전주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
가장 눈에 띄는 품목은 킹크랩이다. 1㎏당 평균 경락가는 7만200원으로 일주일 만에 56.4% 급등했다.
같은 기간 갈치는 2만4400원으로 29.1%, 대게는 3만7300원으로 28.2%, 낙지는 2만1200원으로 24.7% 각각 상승했다.
횟감 가격도 오름세다. 양식 광어는 2만원(+9.9%), 자연산 농어는 1만5300원(+11.7%), 양식 참돔은 1만2400원(+12.7%), 그 중에서 자연산 광어는 8100원으로 30.7%가 올랐다.
특히 오징어 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지난달 17~23일 오징어 근해채낚기어업 어획량은 9톤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40톤과 비교하면 76.9% 감소한 수준이다.
수산업계에서는 향후 오징어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쟁·고유가에 식당도 비상…“조업 포기하는 어민 늘어”
국제 정세도 수산물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유가가 오르면서 어민들의 조업 비용 부담도 커졌다. 유류비 부담을 견디지 못해 출어를 포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한 수산물업계 관계자는 “기후변화와 조업 여건 악화, 유통비 상승이 겹치면서 조업을 포기하는 어민들이 늘고 있다”며 “일부 품목의 수급 불안이 이어지고 있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격 상승세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뉴스1에말했다.
수급 불안은 외식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 종로구의 한 꼼장어 전문점은 최근 “전쟁 정세로 해외 꼼장어 조업이 중단돼 수급 차질이 발생했다”며 부산산 생꼼장어로 원물을 변경한다고 안내했다.
이에 따라 꼼장어 양념구이와 소금구이 가격은 기존 1만50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약 27% 인상됐다.
올여름 바다 수온도 변수…정부 “최대 40% 할인 공급”
문제는 앞으로다. 국립수산과학원 계절해양예측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여름 우리나라 연안 수온은 평년보다 1도 이상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수온 특보는 7월 초·중순, 적조 특보는 7월 말 이후 발령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됐다. 수온이 오르면 양식 어종 폐사 위험이 높아지고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도 수산물 가격 안정에 나섰다. 해양수산부는 다음 달 15일까지 명태 5500톤, 고등어 1000톤, 오징어 900톤, 갈치 600톤 등 총 8000톤 규모의 비축 수산물을 시장에 공급한다. 해당 물량은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판매되며, 소비자들은 시중가보다 최대 30~40%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또 어민들의 유류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어업용 경유 기준 면세유 유가연동보조금 지급 한도를 리터당 138.4원에서 176.2원으로 상향했다.
아울러 고수온 대응 장비 지원 예산도 지난해 58억원에서 올해 76억원으로 31% 확대하고, 고수온에 강한 품종 개발과 조기 출하 지원도 병행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