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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가 만든 나비효과…대웅·일동제약도 유턴하나

11.06.2026 1분 읽기

알테오젠(196170) 이 12일 자회사인 알테오젠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흡수 합병을 추진하는 것은 정부의 중복상장 제한 기조로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신약 개발을 위한 자회사의 증시 상장을 추진하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앞으로 이들 자회사와 합병을 추진하거나 자회사에 대한 지분 매각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흡수 합병을 할 경우 신약 개발 자회사의 연구개발(R&D)을 위한 자금 조달이 관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알테오젠바이오로직스(옛 알토스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의 개발·사업화를 위해 2020년에 설립된 회사다. 이후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ALT-L9’의 글로벌 임상을 위해 벤처캐피털(VC) 등으로부터 860억 원의 외부 투자도 받았다. ALT-L9는 지난해 유럽, 올해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해 상업화를 앞뒀다. 업계에서는 알테오젠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시밀러 제품 출시 후 자회사 상장을 통해 추가 자금을 조달한 뒤 황반변성 신약 개발 등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사의 현금성 자산(지난해 말 기준)은 202억 원에 불과해 바이오시밀러 제품 출시와 신약 개발을 병행하기에 부족한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신약 개발 자회사는 상장으로 R&D 자금을 조달했다”며 “중복상장 규제로 자금 조달 경로가 줄어들면서 합병 후 모회사가 직접 자금을 조달해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부담이 커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자회사의 상장 계획을 전면 수정하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웅제약(069620) 의 경우 신약 개발 자회사인 아이엔테라퓨틱스에 대해 상장 대신 합병 등의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다. 자회사인 아이엔테라퓨틱스는 지난해 차세대 비마약성 통증 치료제 후보물질 ‘아네라트리진’을 미국 니로다 테라퓨틱스에 7500억 원 규모로 기술이전한 바 있다. 대웅제약은 이 같은 기술이전 성과를 바탕으로 230억 원 규모의 외부 투자를 유치하고 상장을 할 계획이었지만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대웅제약의 지분율은 93.9%(지난해 말 기준)에 달한다.

오스코텍(039200) 도 신약 개발 자회사인 제노스코에 대한 상장 대신 추가 지분 매입을 통한 완전 자회사 체제 구축이나 합병을 검토 중이다. 단독 상장 추진 과정에서 모회사인 오스코텍 주주의 반대로 상장이 무산된 바 있다.

앞서 일동제약(249420) 도 신약 개발 자회사인 유노비아를 2023년에 물적분할한 후 결국 올해 4월 흡수합병으로 선회했다. 휴온스글로벌(084110) 도 최근 피하주사(SC) 제형 변경 기술을 보유한 자회사 휴온스랩의 단독 상장 대신 휴온스와의 합병을 추진하기로 의결했다.

모회사의 자회사에 대한 흡수 합병 이외에 지분 매각으로 모회사 지분율을 낮추고 자회사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차바이오텍(085660) 은 최근 자회사 차헬스케어의 지분 일부를 외부 투자자인 피움인베스트먼트에 2000억 원 규모로 매각했다. 이에 따라 차바이오텍의 지분율은 기존 75.6%에서 49.1%로 낮아졌다. 차헬스케어가 내년 상장을 추진 중인 만큼 중복상장 규제 강화 대응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제약사들의 경우 정부의 약가 우대 정책을 겨냥해 신약 개발 자회사를 합병하는 사례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합병으로 R&D 비중을 확대해 ‘혁신형 제약기업’ 약가 우대 혜택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올해 3월 ‘국민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이 높은 기업에 복제약(제네릭) 약가 산정 과정에서 추가 혜택을 부여할 예정이다.

한편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올해 7월까지 중복상장 원칙금지·예외허용을 골자로 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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