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가 올해 1분기 16.4%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3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000억 원을 처음 돌파한 데 이은 호실적이다. 결손금은 줄고 현금은 쌓이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의 앞날에 대한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신중하다. 핵심 사업인 택시 플랫폼의 성장 여력이 제한적인 데다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 압박도 여전해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미지수여서다. 장부상 숫자들이 제대로 평가받으려면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피지컬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사업의 수익화가 조속히 가시권에 들어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성장…결손금 해소도 가시권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의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은 182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 늘었다. 3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84억 원으로 153% 증가했다.
재무 건전성도 개선되고 있다. 과거 기업공개(IPO) 추진 과정에서 걸림돌로 지적됐던 결손금은 2024년 말 1830억 원에서 지난해 말 1300억 원으로 줄었고, 올해 1분기에는 1041억 원까지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514억 원, 올해 1분기 25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감소 속도가 빨라졌다. 현재 추세라면 내년 중 결손금을 모두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동성도 넉넉하다.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440억 원을 넘는다. 연간 영업이익 1000억 원대 기업이 그 다섯 배에 달하는 현금을 쌓아둔 셈이다.
R&D 전액 비용 처리…“실제 이익 체력은 숫자 이상”
카카오모빌리티는 이 현금을 자율주행, 로봇 배송, AI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투입하고 있다. 연구개발(R&D) 비용은 2024년 723억 원에서 지난해 773억 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1분기에만 195억 원을 집행했다. 1분기 매출 대비 R&D 비중은 10.7%에 달한다.
주목할 점은 회계 처리 방식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R&D 비용 대부분을 무형자산으로 계상하지 않고 당기 비용(판관비)으로 즉시 반영한다. 개발비를 자산화해 비용 인식을 뒤로 미루는 일반적인 IT 플랫폼 기업들과 대비되는 보수적 기조다. 개발비를 자산화했다면 영업이익은 지금보다 높게 나타났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기업은 안정기에 접어들면 마케팅비나 R&D를 줄여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카카오모빌리티는 반대로 R&D 투자를 늘리며 기존 사업의 한계를 미래 사업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수수료율 2.8%의 구조적 한계…FI 회수 압박은 상수
문제는 현재 실적을 떠받치는 택시 플랫폼 사업의 성장 여력이다. 독과점 논란과 택시업계 상생안 시행 이후 가맹택시 수수료율은 2.8% 수준으로 낮아졌다. 거래액이 늘어도 수익 증가 폭이 제한되는 구조다. 최근 택시업계 전반의 업황 악화로 일부 택시 관련 자회사에서 지분법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가맹택시 사업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고, 바이크·배송·주차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며 균형 잡힌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법인 택시 업황 악화의 영향을 줄이기 위한 경영효율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FI의 엑시트 요구도 변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7년 글로벌 사모펀드 TPG 컨소시엄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지만 상장은 수년째 답보 상태다. 투자 기간이 9년 차에 접어들면서 투자금 회수 압박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술이 수익으로 바뀌는 시점이 관건”
결국 기업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려면 AI·자율주행·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을 실제 수익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는 올해 초 피지컬 AI 부문을 신설하는 등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들 사업이 본격적인 실적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카카오모빌리티의 재무제표는 플랫폼 기업 중에서도 우수한 수준”이라면서도 “시장은 현재 실적보다 미래 성장성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만큼, AI와 자율주행이 ‘기술’에서 ‘수익’으로 전환되는 시점이 향후 기업가치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