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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임상시험 문턱 낮춘다…K-바이오 도약의 발판 될까

11.06.2026 1분 읽기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이 신약 개발의 첫 관문인 임상시험계획 승인신청(IND) 절차를 대폭 단축한다. 중국 등 미국 이외 지역의 바이오산업 성장세가 심상치 않자 글로벌 신약 개발의 주도권을 사수하려는 취지다.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에 필수적인 임상 승인 문턱을 낮추는 움직임이 해외 시장에 도전하는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미국 하원은 최근 2027 회계연도 예산법을 통과시키면서 FDA에 초기 신약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IND 제도 개혁을 검토하라고 요구했다.

해당 법안에 첨부된 세출위원회 보고서에는 초기 신약 개발이 미국 밖으로 이동하는 최근 현상에 대한 우려가 담겼다. 특히 미국보다 임상 진입 장벽이 낮은 호주와 중국이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의 초기 임상시험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미국의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FDA가 IND 제출 지침을 재검토하고 과학적 타당성이 떨어지거나 안전성을 유지한 상태에서 조정 가능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게 위원회의 요구다. 호주의 임상시험 신고제(CTN)와 유사한 시범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행하라고도 권장했다. 호주의료제품청(TGA)이 위험도가 높은 경우(4등급)를 제외한 대부분의 신약에 대해 일일이 임상시험을 심사하는 대신, 기관생명윤리위원회(HREC)의 승인 결과를 토대로 서류 신고만 하면 즉각 임상을 시작할 수 있도록 허용한 데서 차용한 것이다. 미국은 이번 조치와 별개로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차원에서 FDA의 ‘신속 IND 파일럿 프로그램’ 고시 안건을 접수해 검토하고 있다.

미국 의회가 직접 FDA에 IND 절차를 간소화하라고 주문한 배경에는 중국의 바이오산업이 급부상한 데 따른 위기감이 꼽힌다. 업계에서는 단순한 행정 절차 개선을 넘어, 혁신 신약 개발 등 바이오 생태계의 패권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고 있다. FDA 내부의 자성의 목소리와 더불어 의회의 요구가 맞물리면서 신약후보물질의 임상 진입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다. 예산법은 다음달 시작되는 상원 심의와 대통령 서명 절차를 거쳐 오는 10월부터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FDA의 IND 절차가 간소화되면 해외 진출을 노리는 국내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 초기 임상 단계에서 기술수출을 추진하는 전략에 집중해온 국내 바이오 벤처 입장에선 미국 시장 진출의 문턱이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미국 정부가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우호적인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히면서 셀트리온(068270) ,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감이 한층 커졌다. 중국의 우시바이오로직스와 우시앱텍 등이 미국 생물보안법의 타깃이 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 롯데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국내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다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금융그룹 ING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중국의 뒤를 잇는 아시아의 혁신 국가로 꼽힌다”면서도 “임상시험 건수가 2024년 2307건에서 2025년 2175건으로 감소하는 등 임상 추진력이 정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규제 완화를 기회로 만들려면 국내 임상 생태계의 활력을 되찾는 노력이 시급하다”며 “의료기관과 제약사, 규제기관이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를 활성화하고 양질의 임상 데이터가 축적될 수 있도록 시스템 표준화에 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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