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에 대한 민원이 많은 것은 상품 판매부터 보험금 지급까지 판매사와 소비자 간 접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산업 특성을 이해하지 않고 단순히 민원이 많다는 이유로 문제라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김헌수 보험연구원장은 1년에 3~4번씩은 프로축구 K리그1 경기장을 직접 찾는다는 자칭 축구광이다. 북중미 월드컵 개막만 기다리고 있다는 김 원장은 보험도 축구에 비유했다. 보험을 스포츠로 비유하면 진영이 나뉘어 직접 부딪힐 일이 없는 배구가 아니라 몸싸움이 수시로 발생하는 축구에 가깝기 때문에 다른 금융 업권에 비해 민원이 많다는 것이다. 올해 1분기 손해보험(1만 1108건)과 생명보험(4888건) 등 보험사 민원은 1만 5996건으로 1년 만에 19.3% 급증했다.
김 원장은 “보험사는 사고가 발생하면 확인해야 하는 의무가 있고, 소비자는 가능하면 많은 보험금을 받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며 “보험 상품의 특성상 보험사와 소비자가 서로 다른 입장이기 때문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 반칙이 많은 것은 후진적인 것이 아니라 치열한 축구를 하기 때문”이라며 “보험도 계약 증가 속도에 비해 민원이 과도하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면 문제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축구 이외 취미로는 소설책 읽기를 꼽았다. 순천향대 재직 시절 동료 교수들과 독서 모임 ‘책만세’ 활동을 하면서 금융 서적보다는 주로 소설책을 발제했다. 덕분에 한강 작가가 맨부커상을 받기 전부터 ‘채식주의자’를 탐독했다고 한다. 그는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 파스칼 메르시어의 ‘리스본행 야간열차’,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 등을 꼽았다.
김 원장은 “소설을 읽을 때마다 부족한 감수성과 상상력을 채울 수 있다”며 “올해 연구원장으로 취임한 후 일이 많아 ‘1938 타이완 여행기’를 사놓고도 다 못 읽고 있는데 여름휴가 때는 꼭 완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험연구원장으로 취임한 후로는 점심시간을 활용해 도시락을 함께 먹는 ‘브라운백 잡담회’ ‘버거데이’ 등 작은 모임을 만들고 있다. 김 원장은 “연구원 내부에 뛰어난 역량을 갖춘 분들이 많기 때문에 역량을 200%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할 생각”이라고 했다.
보험을 전공한 김 원장이 조언하는 보험을 가입할 때 중요한 두 가지 원칙은 필요성과 예산이다. 자신에게 필요한 보장을 살펴본 후 예산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나쁜 보험이라도 3년 이상 유지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도 했다. 사람마다 필요한 보장은 다르지만 작은 손실을 보장받기 위해 많은 보험료를 쓰기보다는 감당하기 어려운 파산적 손실에 대비하는 보장을 최우선순위로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한 달에 보험료를 10만 원씩만 내더라도 1년에 120만 원, 10년이면 1200만 원으로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라며 “중형차를 살 때 신중하게 고르듯이 보험도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지 말고 스스로 판단해 결정해야 만족도가 높고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