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가 빠르게 늘면서 지난해 70세 이상 취업자가 사상 처음으로 200만명을 넘어섰다. 건강한 노년층이 늘고 일자리도 확대됐지만, 여전히 OECD 최고 수준의 노인 빈곤율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70세 이상 취업자는 216만2000명으로 전년보다 9.2% 증가했다. 관련 통계가 공표된 2018년 이후 처음으로 200만명을 돌파한 수치다.
70세 이상 취업자는 2018년 121만9000명에서 지난해까지 6년 만에 1.8배로 늘었다. 전체 취업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4.5%에서 7.5%로 상승했다.
성별로는 남성 취업자가 111만3000명, 여성 취업자가 104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여성 취업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60대가 50대보다 많아졌다
고령층 취업 확대는 70대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지난해 60세 이상 취업자는 683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5.3% 증가한 반면, 50대 취업자는 667만9000명으로 0.4% 감소했다.
그 결과 60세 이상 취업자가 50대 취업자보다 15만5000명 많아졌다. 연령별 취업자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3년 이후 60세 이상 취업자가 50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경에는 빠른 고령화가 있다. 70세 이상 인구는 2018년 502만5000명에서 지난해 682만2000명으로 증가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노인 일자리 사업도 확대되면서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가 자연스럽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일하고 싶어서”와 “일해야 해서” 사이
다만 모든 노인들이 자발적으로 일터에 나서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가통계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5’에 따르면 우리나라 66세 이상 노인의 소득 빈곤율은 39.7%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OECD 평균(14.8%)의 두 배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정순둘 이화여대 교수는 연합뉴스에 “지금의 60대는 과거보다 건강 수준이 높아져 일할 수 있는 여건이 좋아졌다”면서도 “여전히 노인 빈곤율이 OECD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생계를 위해 일을 계속해야 하는 분들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후 준비를 강화하고 기초연금과 노인 일자리 정책을 보다 정교하게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디지털 격차도 과제…1인 가구 노인 가장 취약
고령층의 취업이 늘고 있지만 디지털 활용 능력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4일 공개한 ‘한국 어르신의 일과 삶 패널’ 분석 결과에 따르면 노인 일자리 참여자의 디지털 문해력은 연령이 높을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60~64세의 디지털 문해력 점수는 평균 2.04점이었지만 65~69세는 1.59점, 70~74세는 1.34점으로 떨어졌다.
1인 가구 노인의 디지털 문해력은 1.38점으로 노인 부부와 자녀가 함께 사는 가구(1.79점)보다 크게 낮았다. 도시 거주자(1.59점)가 읍·면 지역 거주자(1.32점)보다 높았고, 외로움이나 사회적 고립 위험이 낮은 노인일수록 디지털 활용 능력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인공익활동사업 참여자의 디지털 문해력은 1.27점으로 가장 낮았고, 민간 취업 연계형인 현장실습훈련 지원사업 참여자는 1.99점으로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고령층 취업이 늘어나는 만큼 단순히 일자리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디지털 교육과 사회적 관계망 확대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