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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1호 투자’ 앞두고 환율 급변동…통화스와프급 메시지 기대감

10.06.2026 1분 읽기

재정경제부와 미국 재무부의 긴급 환율 회담이 열리는 배경에는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 대미 투자까지 지연될 수 있다는 양국의 공통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조선, 반도체, 의약품, 핵심 광물, 에너지, 인공지능(AI)을 망라하는 분야에서 1호 패키지 투자가 나와야 하는 시점에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이 투자 계획 전반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을 중심으로 단기 투기성 거래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한미 간 환율 대응 공조 필요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정부는 한미 재무 당국 고위급 핫라인 가동과 외환 공동 검사 등 가능한 대응 수단을 총동원해 환율 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1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급변동세를 보였다. 앞서 8~9일 이틀 연속 하락하며 1510원대로 내려왔던 환율은 사흘 만에 반등해 다시 1524.2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17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유지했다.

이날 환율 상승에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차 부각되며 위험 선호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 컸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도 원화 약세 압력을 키웠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 7717억 원을 순매도하며 23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문지성 재경부 국제차관보는 12일 미국을 방문해 미 재무부 고위 관계자와 환율 안정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타결된 한미 관세협상에 따라 향후 10년간 예정된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계획대로 집행하기 위해서는 외환시장 안정이 필수라는 점을 적극 설명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정부는 이달 18일 대미 투자를 담당할 한미전략투자공사 출범에 맞춰 국내 법적·행정적 절차를 모두 마무리한 상태다. 대미 투자의 ‘상업적 합리성’ 판단 기준으로 한국에 분배되는 예상 수입이 투자 원금과 이자를 모두 회수할 수 있어야 하고 원리금 산정에 적용되는 이자율은 개별 대미 투자 시점의 2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에 한미가 협의한 가산금리를 더한 수준으로 정했다. 미국이 선정한 투자처를 평가·관리할 한미전략투자사업관리위원회 구성도 마쳤다.

하지만 이러한 준비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지금처럼 급등할 경우 대미 투자는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10년에 걸쳐 매년 최대 200억 달러를 조달해야 하는 한국 입장에서는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 국내 외환시장 불안이 확대될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지난해 11월 공개된 공동 설명 자료(조인트 팩트시트)와 투자 양해각서(MOU)에 ‘외환시장 안정’ 조항을 포함시켰다.

양국은 투자 이행이 외환시장 불안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 공감하고 외환시장 불안이 우려될 경우 한국이 자금 도달(납입) 규모와 시기의 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고 문서에 명시했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환율 레벨에서 대미 투자를 위해 연간 200억 달러의 외화를 집행할 경우 환율 불안을 더욱 키울 수 있다”며 “대미 투자를 위해서라도 환율 안정이 필수라는 점을 적극 알리고 소통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2000억 달러 대미 투자 집행을 앞두고 환율 안정이 양국의 이해와 직결된 만큼 이전에 없던 수준의 환율 안정 공조 방안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이 한미 통상 협상 과정에서 줄곧 요구해온 통화스와프 체결은 미국이 난색을 표하고 있어 낙관하기는 어렵지만 이에 버금가는 수준의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지난해 4월 상원 청문회에서 “많은 걸프 동맹국들이 통화스와프를 요청했고 일부 아시아 동맹국을 포함한 많은 다른 국가들도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자신의 X(옛 트위터)에서도 “상설 스와프 라인을 확대하는 것은 걸프 및 아시아 지역에 대한 새로운 ‘달러 펀딩 센터’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첫 단계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우리 측이 미국에 통화스와프를 공식 요청했는지에 대해 정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카드로 물밑에서 논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또한 환율 변동성을 키우는 불법 외환거래 단속 수위를 한층 높이기로 했다. 재경부는 이날 국가정보원·국세청·관세청·금융감독원·한국은행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 ‘불법 외환거래 대응반’을 상설 조직으로 전환하고 조사 범위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한은과 금감원도 이날부터 주요 외국환은행을 대상으로 외환 공동 검사에 착수했다. 당국은 외국환은행이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제3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얻게 할 목적으로 외국환 시세를 변동 또는 고정시킨 행위가 있었는지 점검할 계획이다. 외환시장 안정에 지장을 초래하는 거래 행위가 있었는지도 검사 대상이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고점을 찍고 당분간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로이터는 이날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에 참여하려는 달러 환전 수요가 마무리 단계에 이르면서 한국의 환율 상승 요인이 사라질 것”이라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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