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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등 못 따라가는 USDT…거래 위축에 역프리미엄

09.06.2026 1분 읽기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555원 안팎까지 치솟았지만 국내 가상화폐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는 1510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통상 환율이 오르면 달러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늘면서 국내 가격이 글로벌 시세보다 높게 형성되지만 최근에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 침체로 매수세가 위축된 가운데 환율 급등 속도를 국내 거래소의 유동성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격 괴리가 발생하는 것이다.

8일 국내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업비트 USDT 프리미엄은 한때 -3%를 넘어서며 최근 2년간 최고 수준의 역프리미엄을 기록했다. 역프리미엄은 국내 거래소 가격이 해외 시세보다 낮게 형성된 상태를 의미한다.

이날 오후 1시 2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이 1540원대로 내려오면서 역프리미엄 폭도 -2.3% 수준까지 축소됐지만 글로벌 시세와의 차이는 여전하다. 업비트와 빗썸의 USDT 가격 모두 1510원 수준으로 글로벌 평균가 대비 30원 이상 낮게 거래되고 있다.

USDT는 미국 달러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이다. 가상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글로벌 평균가 1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현상의 배경으로 국내 거래소의 부족한 유동성을 지목한다. 환율이 단기간에 급등할 경우 거래량과 매수세가 충분하지 않으면 가격이 즉각 반영되지 못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로 환율이 급등했을 당시에도 국내 거래소에서는 USDT 역프리미엄이 확대된 바 있다.

여기에 가상화폐 시장의 수급 악화가 한몫했다. 통상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이에 따른 USDT 매수세가 유입돼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셈이다. 빗썸의 한 관계자는 “평소 강달러 국면에서는 달러를 직접 매수하기보다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매집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오히려 USDT에 프리미엄이 붙는 경우가 많았다”며 “최근에는 이러한 수요가 환율 상승 속도를 받쳐주지 못하면서 일시적으로 역프리미엄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스테이블코인은 은행 환전에 비해 절차가 간편하고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데다 수수료 부담도 적어 환율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이어졌던 올해 2월에도 업비트 USDT 프리미엄은 3% 수준까지 확대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국내 가상화폐 시장의 거래 부진이 심화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코스피 상승세로 투자자 자금이 증시로 이동한 데다 내년 가상화폐 과세 시행을 앞두고 신규 투자자 유입도 둔화됐다. 주요 거래소들은 1분기 거래 대금 급감으로 매출이 절반 이상 감소한 상태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김치프리미엄(국내 시세가 글로벌 시세보다 높게 형성되는 현상)이나 역프리미엄 발생 자체는 환율 급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수 있지만 이 같은 가격 괴리가 장기간 지속된다는 것은 시장 침체나 자금 이탈의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매수 수요가 충분하지 않더라도 차익 거래를 노린 저가 매수세가 활발히 유입된다면 가격 격차는 비교적 빠르게 줄어든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이러한 가격 조정 기능 역시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에 있는 자금을 다시 국내로 들여와 USDT를 매수하려면 실명계좌 이용, 송금 절차, 각종 비용 부담 등 여러 제약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 시장 조성자(MM·마켓메이커) 부재도 역프리미엄 현상을 장기화하고 있다. 시장 조성자는 국내외 거래소에서 동시에 거래하며 차익 거래를 통해 시세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관련 제도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김 센터장은 “국내에서는 시장 조성자가 공식적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으며 사실상 시장 조성자 역할을 해온 개인 트레이더들의 거래도 크게 줄어든 상태”라며 “국내외 가격 차이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빠르게 해소할 주체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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