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인 지니어스법이 통과된 후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AI 에이전트가 경제 주체로 떠오르면서 결제 인프라를 잡는 곳이 돈을 벌게 될 겁니다.”
서병윤 DSRV 공동대표는 5일 서울경제신문과 디센터 주최로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비트코인 서울 2026’에서 “스테이블코인은 AI 시대의 금융 인프라”라며 이같이 말했다.
AI 에이전트가 금융·상거래를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스테이블코인이 핵심 인프라가 돼야 한다는 뜻이다. 김호진 해시드오픈파이낸스 대표도 “돈 그 자체가 지능을 갖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이야말로 AI 에이전트를 위해 태어난 통화”라며 “디지털통화를 갖기 전에는 디지털 경제로 넘어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모든 활동의 주어가 인간이었다면 이제 AI로 바뀌고 있다”며 “AI만을 위한 인터페이스와 결제 인프라가 필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이날 ‘제도권 금융으로 확장하는 스테이블코인’을 주제로 강연한 강유빈 논스클래식 대표 역시 “스테이블코인은 전통적인 결제 방식에서 온체인으로 가는 과정에서 나타난 새로운 정산 인프라”라며 “중개인을 거칠 필요 없이 24시간 365일 거래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스테이블코인의 연간 거래 금액은 112조 달러로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의 합산 거래 금액을 넘어섰다. 이를 개인이 체감하기 어려운 것은 전체 거래량의 76%가 기관·자동화 거래이기 때문이라는 게 가상화폐 전문가들의 얘기다.
한국이 AI 에이전트의 스테이블코인 활용 과정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크다. 임종규 레이어제로 아태 총괄은 “스테이블코인 대부분이 미국 달러 기반이지만 향후 2~3년 이내로 비(非)달러 스테이블코인이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며 “디지털 인구가 많고 종교·언어·통화 등이 매우 파편화돼 있는 아시아 지역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할 수 있는 완벽한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AI 에이전트의 금융 거래는 적절한 관리와 확인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에이전트가 카드 번호 같은 개인 정보를 갖고 있는 만큼 정보 유출 가능성이 있을 뿐 아니라 결제가 이뤄지는 국가나 주체에 따라 적용되는 법률도 달라진다. 이날 주제 강연에 나선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AI 에이전트도 결국 의도에 맞는 거래를 하는지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AI 에이전트가 범죄를 일으킬 수도 있고 정당하게 돈을 벌었을 때 발생하는 수익에 대한 과세 등 관리할 수 있는 인프라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신뢰의 문제와도 연결된다. 스테이블코인의 결제와 활용에 신뢰가 없다면 거래 주체들이 선뜻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초기 과정에서 은행의 역할이 주목받는 이유다.
비트코인 서울 2026의 부대 행사로 열린 ‘제2회 서경 스테이블코인 포럼’에 참석한 허민강 KB금융지주 DT추진부 차장은 “모든 결제 정보를 AI 에이전트에게 주게 되면 해킹 등으로 인한 불안감이 클 수밖에 없다”며 “디지털 자산의 변동성도 작아야 하지만 발행 주체가 명확하고 제도적인 기준도 정비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은행의 최고 자산은 신뢰이며 AI 에이전트 경제 시대에는 신뢰 기반 금융 허브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호진 대표는 이와 관련해 “금융은 결국 신뢰의 영역”이라며 “리스크를 축소하기 위해서는 1분 1초라도 빠르게 실제 (안전한) 사용 사례를 만드는 것이 다른 국가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봤다.
강병하 메리츠증권 전략기획담당 상무는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거래 시간을 24시간으로 연장하고 있고 결제 주기도 결국 T+0일(당일 결제)로 가게 될 것”이라며 “AI 에이전트에 기반을 둔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STO) 결제 시스템이 도입되지 않으면 24시간 결제 등은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