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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시행 3개월…1121곳 요구에도 실교섭 6건뿐

04.06.2026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이 이달 10일 시행 3개월을 맞지만 원·하청 교섭은 여전히 현장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실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개정 노조법 시행일인 3월 10일부터 지난달 22일까지 424개 원청이 1121곳의 하청 노조로부터 교섭 요구를 받았다. 하지만 원청이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한 곳은 51곳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실제 교섭에 들어간 곳은 자율 교섭 1곳을 포함해 6곳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개정 노조법 시행으로 하청 노조와의 교섭 부담을 새로 떠안게 된 원청들이 법적 판단을 최대한 받아보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교섭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청 노조의 교섭권 인정 여부를 둘러싸고 지방노동위원회 판단에 이어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절차까지 밟는 원청이 늘고 있다. 지방노동위 판단에 불복해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한 사건은 이달 2일 기준 19건이다. 법 시행 직후 제기된 지방노동위 사건들이 속속 마무리되면서 중노위 사건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상당수 대기업 원청은 중노위 판단 이후에도 법원 판단까지 받아보겠다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하청 간 원활한 교섭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노동부가 원·하청 교섭을 지원하기 위해 별도로 마련한 ‘단체교섭판단지원위원회’의 경우 지난달 말 국세청 콜센터 하청 노조에 대해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했지만 강제성이 없는 결정이어서 교섭은 교착에 빠졌다. 한 지방노동위의 경우 대기업 외주 급식 업체의 교섭 공고 시정 신청을 받아들이면서도 원청의 사용자성 여부를 판단하지 않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시행 전부터 예상됐던 문제점을 보완하지 않고 도입에만 급급했던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노란봉투법을 시행하면 사례가 쌓이고 그러면서 개선 방향성을 잡을 수 있다고 했지만 시행 3개월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교섭 사례조차 나오지 않으면서 현장의 혼란을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경영을 하는 입장에서는 (노란봉투법) 기준이 모호한 만큼 지방노동위가 결정했다고 해서 그대로 따를 수도 없는 일”이라며 “일부러 시간을 끌자는 취지가 아니라 최대한 다양한 판단을 구해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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