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피해자 가족이 2021년 국가를 상대로 낸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헌법재판소의 관련 법 조항 위헌 결정 전까지는 피해자 가족들이 현실적으로 권리를 행사하기 어려운 장애 사유가 있었다고 본 것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최근 5·18민주화운동 피해자 가족 23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단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원고들은 5·18 당시 계엄군의 폭행과 총격 등으로 숨지거나 다친 피해자들의 가족이다. 이들은 옛 광주민주화운동보상법에 따라 1990~1991년 보상금을 받았다. 이후 헌재가 2021년 5월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한 관련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자 같은 해 11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피해자 본인은 물론 가족들의 고유한 위자료 청구권도 인정했다. 반면 2심은 형제자매 등 일부 가족의 청구권은 보상금 지급 결정일 무렵부터 3년의 단기 소멸시효가 진행돼 이미 시효가 완성됐다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은 “위헌 결정일인 2021년 5월 27일까지는 관련자의 가족으로서 가지는 고유한 위자료 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며 “그로부터 3년이 지나기 전에 소를 제기한 이상 소멸시효는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올해 1월 선고된 5·18 정신적 손해배상 관련 전원합의체 판결의 취지를 따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