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업계 주요 인사들이 최근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인 스트래티지의 매도로 인한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해 “비트코인 약세 전환이 아니라 디지털자산트레저리(DAT) 시장이 성숙해지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또한 DAT 기업이 비트코인 보유뿐 아니라 수익 창출을 위한 사업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이슨 팡 소라벤처스 최고경영자(CEO)는 4일 서울경제신문과 디센터가 주최한 ‘비트코인 서울 2026’ 패널 토론에서 “비트코인은 지난 1년간 강한 회복력을 보여왔다”며 “향후 며칠간 변동성은 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토론은 스티브 영 김 바이낸스 아태 리더가 좌장을 맡고 아시시 버를라 에버노스 CEO와 팡 CEO가 참석했다.
마이클 세일러 회장이 이끄는 스트래티지는 배당금 지급을 위해 지난달 26일부터 31일까지 250만 달러(약 38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 32개를 매도했다. 전체 보유량의 0.004%지만 그동안 “비트코인을 절대 팔지 않겠다”고 했던 세일러 회장의 매도가 투자자 불안을 키워 비트코인 가격은 두 달 만에 6만 달러대로 추락했다.
팡 CEO는 스트래티지의 매도에 대해 “회사 경영 차원에서는 합리적인 결정”이라면서도 “시장 흐름에는 적절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그는 “DAT가 과거처럼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비트코인을 일괄 매수하는 방식만으로는 부족하고 이제는 비트코인 가격과 시장 메시지까지 함께 관리해야 하는 단계”라고 지적했다.
이번 매도 사례가 DAT의 현금 창출 필요성을 보여준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버를라 CEO는 스트래티지에 대해 “그들의 전략은 자산을 토대로 한 금융 공학일 뿐 실제로 운영 중인 사업은 없다”고 평가했다. 비트코인이 보유 자체로 수익을 창출하지 않는 만큼 배당 지급이나 부채 상환 부담이 생기면 비트코인 매도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일부 DAT는 현금 창출을 위해 잔디 관리, 제약 회사 같은 사업을 병행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적절하지 않다”며 “디지털자산 연관 사업을 통해 현금을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팡 CEO 역시 DAT 기업의 평가 기준이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에는 비트코인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가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이 더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그는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는 미국처럼 주식·채권 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해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규제가 보수적인 시장일수록 실제 사업과 현금 흐름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강연자로 참여한 피셔 유 바빌론 공동 창업자도 비트코인을 비축하는 시대에서 활용하는 시대로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트코인 보유 다음 단계는 생산성 확보”라며 “비트코인을 담보로 활용하면 보유 자산을 팔지 않고도 스테이블코인을 빌리거나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험사를 예로 들며 비트코인을 준비금 증명 수단으로 활용하면 보험금 지급 여력을 유지하면서도 더 많은 자금을 운용할 수 있어 자본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트코인이 금융권에서 활용되는 방식 또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팡 CEO는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자산과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결합되면 자금 흐름 속도는 100배, 1000배까지도 빨라질 수 있다”며 “기존 금융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은 패널 토론에서는 양자컴퓨터 발전에 따른 비트코인 보안 위기론이 과도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태일 코어시큐리티 대표는 “양자 내성 암호 등 대응 기술은 이미 확보돼 있고 실제 위협이 현실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민우 체이널리시스 한국부대표는 “양자컴퓨터와 비트코인 위협을 둘러싼 시장의 우려에는 공포 마케팅 성격도 있다. 크게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백훈종 스매시파이 대표는 “현재 기술 수준에서 비트코인 보안이 당장 무너질 것처럼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실제 암호 체계를 깰 정도로 안정적인 양자컴퓨터가 구현되기까지는 여전히 기술적 난제가 많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