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6개 시도교육감 선거가 후보 난립과 단일화 갈등 속에 또다시 ‘깜깜이 선거’로 치러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선거전이 교육정책 경쟁보다 정치·이념 공방 중심으로 흐른 데다 후보 인지도도 낮아 교육감 선거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3일 실시되는 전국 시도교육감 선거에는 총 58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전남과 광주가 통합교육감을 한 명만 선출하게 되면서 4년 전보다 선거구는 1곳 줄었지만 후보 수는 오히려 늘었다. 경기와 전북을 제외한 14개 시도에서 3명 이상의 후보가 출마했고 서울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8명의 후보가 경쟁한다.
특히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와 보수 진영 모두 후보 단일화에 실패하며 단일화 과정과 결과를 둘러싼 반발, 고소·고발전이 이어졌다. 정치·이념 공방도 막판까지 계속됐다. 조전혁 후보는 ‘공소 취소=헌법 파괴’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내걸고 ‘공소취소장’을 찢는 퍼포먼스를 벌였으며 ‘퀴어·동성애 교육 반대’ 등을 주요 구호로 내세웠다. 윤호상 후보는 극우 성향으로 분류되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가 뒤늦게 보도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유권자들이 후보를 비교·검증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질적 문제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명과 기호 없이 치러지는 데다 후보 인지도가 낮다. 여기에 다자 구도까지 겹치면서 후보별 교육 철학과 정책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 대부분 후보가 인공지능(AI) 교육 확대, 교육 환경 개선, 기초학력 향상, 교권 보호 등을 공약으로 내세워 정책 차별성도 크지 않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교육감 선거의 특수성을 반영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박남기 광주교대 명예교수는 “현행 제도는 후보들이 별도 조직이나 외부 단체에 의존하게 만들어 단일화 갈등과 진영 대결을 반복시키고 있다”고 했다. 박주형 경인교대 교수도 “선관위가 후보 검증과 공약 비교, 정책 토론 기능을 강화해 유권자들이 후보의 교육 철학과 정책을 충분히 검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