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이유서를 늦게 제출했다는 이유로 법원이 항소를 각하한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취지의 재판소원 사건이 추가로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의 심리를 받게 됐다. 올해 3월 재판소원 제도 시행 이후 전원재판부에 넘겨진 사건은 이번이 6번째다.
헌재는 2일 헌법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 평의를 열고 외국법인 A 사가 부산고법과 대법원의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낸 재판소원 사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선박 운항사인 외국법인 A 사는 2022년 10월 발생한 선박과 하역기 충돌 사고와 관련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했다. 1심 법원은 A 사가 외국법인이라 국외송달이 여의치 않자, 소송 서류를 법원 게시판 등에 게시해 송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공시송달’ 명령을 내리고 재판을 진행했다. 공시송달은 소송 서류 등을 당사자에게 직접 전달하기 어려울 때 법원 게시판 등에 게시해 송달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1심은 작년 8월 A 사 패소로 판결했고, 이 판결 역시 공시송달로 송달돼 같은 달 형식상 확정됐다. A 사는 이를 뒤늦게 인지해 작년 10월 추후보완 항소를 제기해 항소심 법원인 부산고법에서 11월 4일 항소기록접수통지서를 받았다. 이후 항소이유서 제출기간 연장을 신청해 12월 15일 제출기간을 1개월 연장한다는 결정을 받았다. 민사소송법상 항소인은 통지서를 받은 날부터 4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내야 하며 신청을 통해 한 차례 1개월을 연장할 수 있다.
이에 A 사는 올해 1월 15일을 연장된 제출 기한으로 판단해 당일 항소이유서를 제출했으나, 법원은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을 넘겼다며 항소를 각하했다. A 사는 이에 불복해 즉시항고했으나 대법원도 올해 4월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렸다.
A 사는 “법원의 각하 결정이 나오기 전에 항소이유서를 정상적으로 제출했음에도 이를 각하한 것은 적법절차 원칙에 반하고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한 것”이라며 지난달 23일 재판소원을 청구했다.
항소이유서 제출기간과 항소각하 결정을 둘러싼 재판소원 사건 가운데 전원재판부에 회부된 사건은 총 3건으로 늘어났다. 앞서 지난달 15일 사전심사를 통과한 2건의 사건 역시 “법원의 결정 전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했음에도 항소를 각하한 것은 재판청구권과 평등권 침해”라며 재판소원을 낸 상태다. 이에 따라 동일한 쟁점을 가진 3건의 사건이 전원재판부에서 본격적인 심리를 받게 됐다.
한편 헌재에 따르면 3월 12일 재판소원 제도 시행 이후 전날까지 접수된 재판소원 사건은 총 800건이다. 이 중 676건은 사전심사 단계에서 각하됐다. 이번 사건을 포함해 총 6건이 지정재판부 심사를 통과해 전원재판부에 회부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