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마이데이터 산업은 단순한 금융 플랫폼 경쟁을 넘어 ‘데이터 주권’과 ‘데이터 이동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초기 마이데이터가 흩어진 금융 정보를 통합 조회하는 서비스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정보 전송요구권 확대를 기반으로 데이터 경제 전반의 핵심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
마이데이터의 핵심은 데이터 소유보다 활용·통제 권한의 전환에 있다. 과거 금융 데이터는 금융회사 내부에 축적·관리되는 폐쇄형 자산에 가까웠지만 이제는 개인이 자신의 데이터를 직접 통제하고 원하는 서비스에 이전·활용할 수 있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데이터 통제권이 기관에서 개인으로 이동하는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같은 변화의 기반에는 정보 전송요구권과 데이터 전송의무 체계가 자리하고 있다. 개인은 자신의 데이터를 원하는 사업자에게 이전을 요구할 수 있고 기관은 이를 표준화된 방식으로 전송해야 한다. 앞으로 마이데이터 산업의 경쟁력은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느냐보다 데이터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연결·이동·활용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최근 마이데이터는 단순 조회를 넘어 데이터 기반 자산관리 고도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소비 패턴과 투자 성향, 보험·대출·연금 정보 등을 통합 분석해 개인별 자산관리를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데이터 연계 범위 역시 금융을 넘어 의료·통신·유통·공공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AI 에이전트 기술 확산은 이러한 변화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AI 서비스 경쟁력은 결국 데이터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표준화된 형태로 연결·분석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 간 역할 재편 역시 본격화되고 있다. 금융회사는 신뢰 기반의 금융 인프라와 고객 접점을 보유하고 있고 핀테크 기업은 데이터 연계 기술과 사용자 중심 서비스 역량을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오픈 API 기반 데이터 연계와 SaaS형 마이데이터 모델 확산으로 개방형 데이터 생태계도 확대되고 있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표준화와 상호운용성 확보이다. 현재 금융 마이데이터 환경에서도 금융회사별 API 규격과 응답 방식 차이로 인해 핀테크 기업들은 상당한 개발·운영 부담을 겪고 있다. 기관별 데이터 포맷과 응답 속도가 제각각일 경우 소비자 불편은 물론 산업 전체 비효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의료·공공·통신 등으로 데이터 연계 범위가 확대될수록 이러한 문제는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 간 표준 API와 상호운용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각 분야가 고립되는 ‘데이터 고도(孤島)’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단순히 정보 전송요구권 도입에 그쳐서는 안 된다. 데이터를 보유한 기관들이 안정적이고 일관된 방식으로 데이터 전송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표준 API와 운영 가이드라인, 보안 체계, 책임 구조를 함께 정교화해야 한다. 데이터 이동권의 실효성은 결국 현장에서 데이터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동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마이데이터의 핵심은 단순한 데이터 조회 서비스가 아니라 정보 주권 강화와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 고도화, 그리고 데이터 생태계 확장에 있다. 데이터 경제 시대의 경쟁력은 데이터를 얼마나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연결·활용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앞으로의 마이데이터는 단순한 데이터 사업을 넘어 금융과 산업을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