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률 상승으로 신용보증기금의 운용배수가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보의 올 1분기 보증 공급 규모는 15조 8342억 원으로 연간 목표치(76조 5000억 원) 대비 진도율이 20.6%에 그쳤다. 단순 계산으로 따지면 공급 속도가 둔화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신보의 운용배수는 매년 쪼그라들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신보의 운용배수는 5.8배로 전년 말 6.5배와 비교해 축소됐다. 코로나19 이후였던 2021년 말 8.9배에서 2022년 말 7.9배, 2023년 말 7.0배로 감소세다.
운용배수는 신용보증 잔액을 기본재산으로 나눈 값으로 기금의 보증 운용 규모 대비 건전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운용배수가 높을수록 같은 재원을 활용해 더 많은 보증을 공급하고 있다는 의미다.
법정 운용배수 한도는 20배지만 금융계에서는 통상 10배 안팎을 적정 수준으로 본다. 신보 역시 2022년 수립한 ‘2022~2026년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에서 운용배수 목표를 10배로 설정한 바 있다.
하지만 운용배수는 목표치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재무적으로는 충분한 보증 여력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실제 보증 공급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보증 공급 규모 자체는 최근 수년간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 신보의 보증 잔액은 2021년 말 71조 4300억 원에서 2022년 말 76조 6300억 원으로 증가한 후 정체 상태다. 보증 잔액은 2023년 말 76조 200억 원, 2024년 말 75조 7600억 원, 2025년 75조 6800억 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76조 원 안팎에 머물렀다.
보증 잔액이 정체된 반면 운용배수 산정의 기반이 되는 기본재산은 꾸준히 확대됐다. 신보의 기말 순자산은 2021년 말 8조 8900억 원에서 지난해 말 13조 3200억 원으로 늘어 4년 만에 약 50% 증가했다. 신보 측은 “정부 출연금이 꾸준히 늘면서 기본재산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부실 증가가 신보의 신중한 운용 기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둔화와 중소기업·소상공인 경영난 장기화로 대위변제 부담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보 일반 보증 부실률은 2021~2022년 2.0% 수준이었지만 2023년 말 3.3%, 2024년 말 3.6%, 지난해 말 3.7%로 상승 추세다. 최근에는 대위변제금 역시 늘면서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신보 측은 최근 운용배수 하락과 관련해 코로나19 시기 보증 공급이 대폭 확대됐던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보 관계자는 “2021~2023년에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보증 지원 규모가 상대적으로 컸다”며 “현재 연간 보증 공급 목표에 맞춰 보증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