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환율 쏠림에 대해서는 아주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며 “쏠림은 용인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미 금리 차가 축소되면 환율 압력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내놨다.
신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환율은 유동성이나 금융 안정뿐만 아니라 수입물가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기 때문에 중앙은행 책무 측면에서 상당히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환율 상승에 따라 4월 원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0.2% 상승했다.
한은의 금리 인상이 환율 방어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설명도 내놨다. 그는 “한미 금리 차가 클 때는 원화가 약세로 가는 배경이 항상 존재한다”며 “한은이 금리를 계속 올리는 상황이 나온다면 금리 차가 축소되고 그런 의미에서 원화에 대한 압력도 상당히 가시지 않겠냐”고 말했다. 원화를 싸게 빌려 달러 자산에 투자하는 이른바 ‘원캐리 트레이드’가 수익성을 잃으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최근 원화 약세의 주된 원인은 따로 있다는 진단도 내놨다. 신 총재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중동 정세”라며 “원유를 많이 수입하는 국가들의 환율은 유가 영향을 상당히 크게 받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동 상황이 빠르게 진정되면 앞으로 원화가 상당히 강세로 갈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22일 정부와 한은의 공동 구두개입 효과에 대한 질문에는 “구두개입 외에도 여러 대응 수단이 있다”고 답했다. 신 총재는 금리 자체도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치는 수단이라고 언급하면서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제도 정비와 원화 국제화를 통해 역외 거래를 국내로 끌어들이면 원화 위상을 높이고 전반적인 신뢰감을 형성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개입 효과에 대한 평가는 말을 아꼈다.
한편 신 총재는 이날 간담회에서 최근 가파른 주가 상승이 잠재적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당분간은 시스템 리스크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다만 빚투(빚내서 투자)가 확산할 경우 투자에 가담하지 않은 이들에게까지 손실이 전가되는 부정적 외부 효과 가능성은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신 총재의 판단이다.
이날 신 총재의 강경 발언에도 이란 긴장감 재고조 등에 따라 글로벌 달러 강세가 나타나면서 환율 하락 압력은 제한됐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세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6원 오른 1502.8원에 거래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