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 절차의 목적은 사업을 살리는 데 있다. 보유 자산을 팔아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단순한 계획만으로는 부족하다. 채권단에 몇 년간 얼마씩 갚겠다는 약속을 이행하려면 구조조정 이후에도 사업을 어떻게 이어갈지에 대한 로드맵이 필요하다.
홈플러스가 7월 회생계획안 제출 기일을 앞두고 잇달아 매각 카드를 꺼내고 있다. 슈퍼마켓 부문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매각한 데 이어 잔존 사업 부문에 대한 인수합병(M&A), 점포 자산 매각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매각이 성사된다 해도 곧바로 정상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대형마트는 점포망과 물류 인프라, 온라인 채널, 상품 조달망이 함께 돌아가야 수익이 나는 사업이다. 잠재적 인수자가 나타나 남은 자산을 통째로 인수한다면 새 주인 아래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사업부와 부동산을 나눠 파는 방식이 거론된다. 마트 사업과 온라인 사업을 함께 팔지 따로 팔지, 점포 부동산을 포함하느냐 제외하느냐에 따라 홈플러스에 남는 사업 구조는 달라진다.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과 홈플러스를 살리는 것은 다른 문제다. 사업과 부동산 등을 분할해 매각하면 물류와 온라인·점포망의 연결 고리가 약해진다. 유통업에서 이 연결이 한 번 끊어지면 다시 연결하는 데 처음보다 막대한 비용이 든다. 더구나 지금은 이마트·롯데마트 등 경쟁사들이 퀵커머스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시점이다. 점포망과 물류를 기반으로 한 빠른 배송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홈플러스가 유통 인프라를 잃게 되면 회생 이후 시장에 재진입할 발판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
물론 회생 절차에서 자산 매각과 사업 정리는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 문제는 기준이다. 매각 성사에만 초점을 맞추다가 알짜 사업부와 자산까지 모두 팔면 홈플러스 정상화는 요원해진다. 회생계획안은 자금 조달 방안이 아니라 사업을 어떻게 지속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설계돼야 한다.
채권단과 법원이 승인할 회생계획안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야 한다. 홈플러스는 어떤 지속 가능한 사업을 할 것인가. 매각 일정과 자금 조달 방안만 담긴다면 그것은 회생계획안이 아니라 청산 절차서에 불과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