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도시 곳곳에 흩어진 박물관 6곳을 엮어 ‘걸어서 읽는 근현대사’ 투어 코스를 내놨다. 개항기 근대문물부터 화교문화, 이민사, 산업화 시대 서민 생활, 해양교류까지 142년 시간이 한 도시 안에 압축돼 있다는 점을 앞세웠다.
26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개항박물관은 1883년 개항의 현장을 재현한다. 옛 일본제1은행 인천지점 건물에 들어선 이 박물관은 경인선 개통, 팔미도 등대 점등 등 ‘대한민국 최초’ 기록을 집중 조명한다. 붉은 벽돌 외관 자체가 개항기 건축 유산이다.
짜장면박물관은 음식 한 그릇에 담긴 문화사를 풀어낸다. 옛 중화요릿집 공화춘 터에 자리 잡은 이곳은 한국식 짜장면 탄생 과정과 화교 이주민의 생활상을 전시한다. 개항장 차이나타운 한복판에 위치해 거리 산책과 연계하기 좋다.
한국이민사박물관은 떠나는 사람들의 기록을 모았다. 1902년 제물포항을 출발한 하와이 이민선 이후 세계로 향한 한국인들의 여권, 여행가방, 생활용품이 전시돼 있다. 월미도 인근에 자리해 ‘출발의 항구’ 인천 정서와 맞닿는다.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은 남아 있던 사람들의 일상을 담았다. 1960~70년대 산동네 좁은 골목과 공동수도, 연탄 때는 부엌을 실물 크기로 재현했다. 최근 증축·리모델링을 마쳐 체험 콘텐츠가 한층 풍성해졌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송도국제도시에서 인류 문명사를 펼쳐 보인다. 쐐기문자 점토판, 이집트 파피루스, 구텐베르크 인쇄기 등 세계 3번째 문자 전문 박물관다운 희귀 유물을 갖췄다. 현대적 스카이라인과 어우러져 국제도시 인천의 현재를 상징한다.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바다를 통해 성장한 도시 정체성을 보여준다. 초대형 디지털 항해 체험 스크린과 서해안 어로 활동 재현 전시가 대표 콘텐츠다. 인천항과 월미바다가 눈앞에 펼쳐져 항구도시 분위기를 실감할 수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개항장 벽돌 골목에서 송도 유리 건물까지 걸으면 142년이 두 시간으로 압축된다”며 “서울에서 1시간, 인천공항에서 30분이면 닿는 거리에 한국 근현대사 전체가 펼쳐져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