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소장이 계약 종료에 반발해 운영 파일을 지우고 문서를 챙겨 나갔다가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출력본이 따로 있어도 전자파일 삭제는 업무방해에 해당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입주자대표회의와 갈등 끝 계약 종료…파일 삭제·문서 반출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 9단독 김보현 판사는 전자기록 등 손괴 업무방해, 문서 은닉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법원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A씨는 2023~2024년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재직했다. 입주자대표회의와 여러 사안을 두고 마찰을 빚어온 A씨는 2024년 7월부로 용역 계약이 조기 해지되면서 자리를 떠나게 됐다.
계약 종료에 불만을 품은 A씨는 관리사무소 컴퓨터에 보관된 지출결의서·회의록 등 아파트 운영 관련 파일을 삭제하고, 안전관리 관련 연락망 등 인쇄 문서를 챙겨 퇴사했다. 이 사실이 드러나 형사 입건된 A씨는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삭제한 파일에 대해 “이미 파일을 A4용지로 인쇄한 출력물이 별도로 있어서 업무를 방해할 위험이 없다”고 항변했다. 가져간 문서에 대해서도 “퇴사한 직원들의 연락처가 포함돼 있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책상에 놓여 있던 것을 폐기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피고인이 작성했어도 삭제는 손괴”…재판부 항변 일축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회사가 기록으로서 효용을 지배관리하고 있는 자료를 삭제하는 것은 설령 피고인이 작성한 것이라 하더라도 판례에 의해 전자기록 손괴에 해당한다”며 “업무방해는 특정 업무 자체를 방해하는 것뿐 아니라 업무수행의 원활한 진행을 저하하는 행위까지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력본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파일 삭제로 인해 대표회의 업무에 원활한 진행이 저해됐음이 인정되고, 가져간 문서의 경우 해당 서류는 대표회의 소유이므로 피고인이 폐기할 권한이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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