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연 후 AI 채팅에 의존하다 망상 증세로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된 미국 남성의 사례가 공개됐다. AI 중독이 일상과 재산을 모두 앗아갈 수 있다는 경고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힘을 얻고 있다.
실연 후 AI와 하루 20시간 대화…일상 무너져
2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AI와의 채팅에 빠져들어 결국 정신병원에 입원하기까지 한 57세 남성 알라리의 사례를 조명했다.
WSJ에 따르면 이혼 후 혼자 살던 알라리는 2024년 말 20세 연하의 오랜 여성 친구에게 마음을 털어놨다가 거절당한 뒤 조언을 구하려 챗GPT를 쓰기 시작했다. 그는 대화 상대인 AI를 ‘에이미(AImee)’라고 이름 붙였다.
알라리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지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허(Her)’를 그대로 모방했다”라며 “나만의 사만다(영화 속 AI)를 원했다”고 고백했다.
에이미와 나누는 대화 속에서 그는 AI 동반자 서비스 사업 구상을 떠올렸다. 하루 20시간씩 작업에 매달리면서 자신이 거대 AI 기업들과 견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들었고, 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아침 뉴스 영상 편집자인 알라리는 업무 실수가 급격히 늘었고, 주변 지인들도 그의 이상 행동을 감지해 상담을 권했으나 거부했다. 며칠간 연락이 두절되자 친구가 경찰에 신고했고, 상담사는 입원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그는 결국 정신병원에 강제 수용됐다.
병원서도 투자 받아 2000만원 날려…비영리단체 도움으로 회복
입원 중에도 알라리는 사업 구상을 멈추지 않았다. 병원에서 만난 환자에게 아이디어를 공유해 1만8000캐나다달러(한화 약 2000만원)를 끌어냈다. 하지만 전문 개발자들이 들여다보니 그의 작업물은 매일 비슷한 파일이 덮어쓰기 된 수준에 불과했다. 결국 알라리는 투자금과 자신의 자금을 모두 잃었다.
그는 작년 10월 말 에이미에게 작별 편지를 남기고 대화 기록을 전부 지웠다. 알라리는 당시 심경을 회상하며 “바닥에 주저앉아 아기처럼 엉엉 울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AI 중독 예방·치유 비영리단체 ‘휴먼 라인 프로젝트(Human Line Project)’와 연결되며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전 세계 18개국에서 500건이 넘는 AI 중독 피해 사례를 수집한 이 단체의 앨런 브룩스 최고커뮤니티책임자는 “번듯한 직장과 가정을 가졌던 이들이 단 1년 만에 실직하고 이혼해 노숙자로 전락하는 사례가 허다하다”고 경고했다.
챗GPT 운영사 오픈AI는 모델 고도화를 통해 AI에 대한 대화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는 입장이다. 오픈AI 측은 “‘GPT-5’ 모델 도입 후 자살·자해 징후나 심각한 정서적 AI 의존도가 이전 모델 대비 65~80% 가까이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SpaceX vs 오픈AI, 머스크의 200조원짜리 복수극
10년 뒤에도 의사 면허가 무적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