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과세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국회 논의 안건으로 올라가게 됐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회전자청원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가상자산 과세 폐지에 관한 청원’은 8일 만에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상임위원회 회부 요건을 충족했다. 이 안건은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을 담당하는 재정경제기획위원회로 넘어가 심사를 받은 뒤 본회의 상정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투자자들이 가장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부분은 주식시장과의 과세 형평성이다. 청원인은 “주식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세제 완화가 이뤄지고 있는데 가상화폐에만 별도 과세를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현행 제도는 단순 보완 수준이 아니라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내 주식은 대주주가 아닌 일반 투자자의 경우 양도차익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반면 가상화폐는 연간 250만 원을 넘는 수익에 대해 지방세를 포함한 22% 세율이 적용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가격 변동성이 큰 자산 특성을 고려하면 손실 이월공제가 허용되지 않는 구조 역시 과도한 부담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세 체계 자체가 아직 충분히 정비되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이 글로벌 가상화폐 자동정보교환체계(CARF)에 2029년 참여할 예정이어서 그전까지는 해외 거래소와 개인 지갑 거래를 추적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스테이킹·에어드롭·디파이(DeFi) 등 새로운 수익 유형에 대한 과세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오문성 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 겸 한국조세정책학회장은 “미국뿐 아니라 CARF 가입국 간에도 정보 공유가 실제로 원활히 이뤄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며 “결국 정부가 국내 거래소처럼 파악 가능한 투자자들, 이른바 ‘어항 안 물고기’만 잡겠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큰손 투자자들은 결국 해외 거래소나 개인 지갑 등을 활용해 빠져나갈 방법을 찾게 될 것”이라며 “현재 가상화폐 시장은 손실을 본 투자자가 많아 실제 세수 효과도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본지 5월 15일자 9면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