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아들을 사제 총기로 살해한 6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형사1부(부장판사 정승규)는 19일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살인, 살인미수,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현주건조물방화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63) 씨에게 원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7월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한 아파트에서 사제 총기로 산탄 2발을 발사해 아들 B 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집 안에 있던 며느리와 손주 2명, 며느리의 지인 등 4명을 살해하려 한 혐의도 받는다. 당시 B 씨는 아버지의 생일파티를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직후 밖으로 도망치던 독일 국적 가정교사를 향해서도 총기를 두 차례 발사했으나 총탄이 도어록에 맞거나 불발됐다. 이어 며느리와 손주를 위협하던 중 며느리가 경찰에 신고하는 소리를 듣고 서울로 도주했고 약 3시간 만에 긴급 체포됐다. 체포 이후 그의 자택에서는 시너가 담긴 페트병 등 인화성 물질 15개와 점화장치가 발견됐다. 장치에는 살인 범행 이튿날 불이 붙도록 타이머가 설정돼 있었다.
A 씨는 자신의 성범죄 전력으로 2015년 이혼한 뒤 일정한 직업 없이 전처와 아들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아왔다. 그러나 2023년 지원이 끊기면서 유흥비와 생활비 마련이 어려워졌고, 이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결심했다. 그는 2024년 8월부터 유튜브를 통해 사제 총기와 자동 발화장치 제조법을 익혔다. 살상력을 높이고자 20년 전 구매한 실탄을 개조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열린 1심 결심공판에서 A 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는 올해 2월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A 씨는 1심 선고 이후 방화를 실행하지 않았고 살인에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주거지 전체를 폭발시키기 위해 배터리와 시너 34L를 사전에 준비했다”며 “실제 점화가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자동 타이머를 설정한 점 등을 고려하면 단순 예비를 넘어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살인 혐의에 대해서도 “피고인에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본 원심 판단이 잘못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아울러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죄책 또한 매우 무겁다”며 “사람의 생명은 어떠한 경우에도 보호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