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70%에게 고유가 피해지원금 2차 지급이 시작된 가운데 지급 기준을 놓고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직장인의 소득 문턱은 엄격해진 반면 고액 자산가를 걸러내는 ‘자산 컷오프’ 기준은 상대적으로 느슨하다는 것이다.
18일 고유가 피해지원금 2차 신청 접수가 시작됐다. 하지만 지난 정책들에 비해 지원 문턱이 대폭 높아지면서,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해 온 직장인과 중산층 사이에서 선별 기준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번 고유가 피해지원금 2차 사업의 지급 대상은 전체 가구 중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약 3600만 명이다. 상대적으로 대외 경제 충격에 버틸 체력이 있다고 판단된 상위 30%를 제외한 수치다.
문제는 정부가 직전까지 추진했던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과 비교해 지급 대상자 규모를 조이면서 불만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소비쿠폰의 경우 전 국민의 90%까지 포괄하며 사실상 대부분의 가구가 혜택을 누렸다. 그러나 이번 정책에서 지급 폭을 70%로 축소하면서 단순 계산으로도 약 1000만 명 이상이 수혜 대상에서 빠진다.
실제 수혜 범위를 가르는 건강보험료 가이드라인을 뜯어보면 직장인들이 느끼는 박탈감의 실체가 그대로 드러난다. 외벌이 직장인 1인 가구의 경우, 과거 소비쿠폰 지급 당시에는 한 달 본인부담 건강보험료가 22만 원 이하면 지원금을 받았으나 이번에는 13만 원 이하로 문턱이 급격히 낮아졌으며, 2인 가구 역시 기존 33만 원 이하에서 14만 원 이하로 커트라인이 반토막 났다.
이를 세전 연봉으로 환산하면 기존 소비쿠폰은 연간 총급여가 7300만 원 안팎에 달하는 직장인까지 수혜권에 들었으나, 이번에는 세전 연봉이 약 4340만 원을 초과하는 순간 아무런 보상 없이 지급 대상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대한민국 노동 시장의 중심축이자 평균적인 소득을 올리며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해 온 대다수의 평범한 직장인 가구가 대거 컷오프 대상자로 전락하게 됐다.
더 큰 문제는 유리지갑인 직장인들이 자산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기준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정부가 정한 고액 자산가 배제 기준은 ‘가구원 합산 재산세 과세표준 12억 원 초과(시세 30억~40억 원 상당)’ 또는 ‘연간 금융소득 2000만 원 초과(투자금 10억 원 이상)’다.
결과적으로 수십억 원 상당의 수도권 고가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고정 근로소득이 없어 건강보험료가 낮게 책정된 자산가는 지원금을 수령하는 반면 자산은 없지만 매달 월급에서 건보료가 착실히 공제되는 3040 세대 직장인은 단돈 몇 천 원 차이로 배제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신청 첫날인 이날 전국 각 지역의 행정복지센터는 오프라인 접수를 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간간이 이어졌으나 요일제 적용을 인지하지 못해 발길을 돌리거나 부적격 안내를 받고 공무원에게 항의하는 사례들이 잇따랐다.
전문가들은 매번 재난지원금이나 정부 보조금 지급 때마다 재현되는 고무줄식 선별 기준과 자산·소득 가치의 미스매치 현상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세금을 부담하는 계층과 혜택을 받는 계층 간의 사회적 갈등과 복지 불신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한편 이번 고유가 피해지원금 2차 신청은 7월 3일까지 진행되며, 선정 결과나 지원 금액에 이의가 있는 국민을 위해 국민신문고와 행정복지센터를 통한 이의신청 절차도 함께 운영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