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중동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겹치면서 기존의 경제 공식과 달리 주식과 시중금리가 함께 오르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쪽은 인공지능(AI)발 칩 수요 기대감으로 유동성을 빨아들이고 있고 다른 편은 유가와 글로벌 금리 상승 가능성에 채권금리가 뛰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이중구조 탓에 거시지표는 좋지만 취약층의 시름이 깊어지는 ‘K자형 양극화’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연 2.953%였던 3년물 국고채 금리가 15일에는 3.766%로 0.813%포인트 상승했다. 기준금리(2.5%)와의 격차는 1.26%포인트로 레고랜드 사태 이후 3년 7개월 만의 최대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4214에서 7493.2로 77.8% 급등했다. 권효성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주식 투자자는 반도체가 기업 이익과 경제성장·경상수지·세수에 영향을 준다고 보고 있고 채권시장은 물가 상승과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움직인다”며 “각자 이유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반도체 호황에 한국의 1분기 성장률은 1.694%로 주요 22개국 중 1위다. 반면 배럴당 100달러를 오르내리는 국제유가와 일본은행(BOJ)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30년 만기 미 국채금리의 5.1% 돌파 등은 채권시장을 짓누른다.
그 결과 지난해 3.96%까지 내려갔던 은행의 중기대출 평균 금리(신규대출액 기준)는 3월 4.17%까지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역시 지난해 저점 대비 0.47%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머니무브는 국고채 수요 감소 및 금리 추가 상승으로 이어져 상황을 악화시킨다. 이승헌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초과 세수의 일부를 취약층에 쓰고 구조조정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