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콘텐츠 유통 사이트 접속을 빠르게 차단하는 제도 시행과 맞물려 합법 웹툰 플랫폼 이용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를 이어가려면 웹툰 글로벌 동시연재 같은 근본적인 불법 유통 예방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 애플리케이션 신규 설치 건수가 지난달 말 큰 폭으로 뛴 뒤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4월 넷째 주(지난달 27일~5월 3일) 두 앱 신규 설치는 총 15만 5181건으로, 직전 주(4월 20~26일) 11만 1804건보다 38.7% 증가했다. 5월 첫째 주(4~10일)엔 12만 1861건으로 4월 넷째 주 대비 21%가량 줄었지만 올해 주간 평균 설치 건수(10만 4351건)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4월 넷째 주와 5월 첫째 주의 두 애플리케이션 신규 설치 합계 건수는 올해 주간 1·2위에 해당한다.
업계에선 11일 시행된 불법 콘텐츠 유통 사이트 긴급 차단 제도의 영향으로 4월 말부터 합법 플랫폼 유입이 늘었다고 보고 있다. 제도 시행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는 콘텐츠 불법 복제물 유통이 적발되는 즉시 해당 사이트 접속을 차단할 수 있다. 이전에는 신고가 들어와도 심의에 시간이 걸려 접속 차단 효과가 크지 않았는데 빠른 조치가 가능해진 것이다. 국내 최대 불법 웹툰 사이트 ‘뉴토끼’는 변화를 의식한 듯 지난달 27일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기도 했다.
합법 플랫폼 활성화 추세가 지속되려면 강력한 사전 예방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긴급 차단에도 불구하고 사이트 우회 접속, 유사 사이트 생성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의 영향력이 닿기 힘든 해외 불법 유통에 대한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서범강 IP융복합산업협회 회장은 “웹툰 불법 유통 문제는 이제 한국보다 해외가 더 심각하다”며 “해외에 정식으로 서비스되는 한국 작품이 늘어나도록 정부와 플랫폼 기업이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공식 번역본을 한국과 시차 없이 동시에 공개하는 ‘글로벌 동시 연재’ 확대가 꼽힌다. 한국 웹툰의 현지 언어 번역까지 시차가 발생해 이용자가 불법 사이트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네이버웹툰이 최근 4개 작품에 동시연재를 시범 도입한 결과 해외 결제액이 기존보다 최대 2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 회장은 “동시연재를 위해서는 창작자의 마감과 플랫폼의 번역이 모두 빨라져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AI 사용이 필수적”이라며 “웹툰 독자 사이에서 AI 사용을 터부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적정한 수준은 웹툰 생태계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도 애니메이션 해외 불법 유통 문제에 대응해 올해 초 AI 번역 활성화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