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포용 금융 실적에 따라 금융기관에 상벌을 주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하면서 금융 당국이 은행권에 도입 예정인 포용 금융 종합 평가를 2금융권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올해 하반기 은행권을 대상으로 도입할 포용 금융 평가 체계를 저축은행·상호금융·캐피털 등 2금융권으로 확대할 필요성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
금융 당국의 한 관계자는 “은행의 포용 금융 평가 체계를 2금융권에 벤치마킹하는 방식이 가능할 것”이라며 “서민금융기관 역할 재정립을 포함한 포용 금융 확대 방안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포용 금융을 얼마나 실현했는지를 평가해서 불이익이나 이익을 주는 방법이 있느냐”며 제도적 유인책 마련을 주문하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이 대통령은 7일 국무회의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을 향해 “금융기관 평가 또는 관리 지침을 만들어서 (포용 금융을) 강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방안을 잘 강구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다만 2금융권에 대한 포용 금융 평가 체계 도입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에 은행과 동일한 평가 체계를 이식하기가 쉽지 않아 업권별 평가 체계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저축은행·상호금융·캐피털·카드 업계는 같은 업권이라도 자산 규모와 영업 환경 차이가 커 면밀한 설계가 필요하다. 또 다른 금융 당국 관계자는 “2금융권은 은행권과 달리 업무나 규제가 표준화돼 있지 않은 경향이 있다”며 “은행권 평가 체계를 그대로 가져올 수 없어 특성을 반영한 모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별도로 금융위와 금감원은 은행권 포용 금융 평가 체계 세부 기준을 두고 막바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이달 시범 평가에 나서 모델의 유효성을 검증한 뒤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할 방침이다. 징검다리론·새희망홀씨 등 서민·소상공인 대출 공급액과 중소기업 대출 공급액, 자체 채무 조정 실적이 핵심 평가 항목이다. 평가 등급은 총 다섯 개로 나뉜다. 우수 등급을 받은 은행에는 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금 부담을 경감해주고 실적이 부진한 곳에는 출연 요율을 높일 계획이다.
금융 당국 안팎에서는 각 은행별 차주의 신용등급 분포와 대출 금리 공백 등의 현황이 평가 지표로 반영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근 대출 수요가 가장 많은 중·저신용자가 배제된 현 금융시장의 불합리성을 비판한 바 있다.
우수 등급을 받은 은행에 대해서는 금융 감독·규제 측면에서 추가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금융위는 이달 출범할 포용금융추진단(가칭)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포용금융추진단에서는 신용평가 체계 개편, 서민금융기관 역할 등 금융의 공적 기능 강화에 대한 전반적 논의가 이뤄진다.
금융 업권에서는 무엇보다 평가 결과가 외부에 공표되는 것이 상당한 압력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하위 등급을 받을 경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상에서 사회적 책임(S)을 소홀히 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 입장에서 평가 결과 공시가 가장 큰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