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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미래까지 당겨쓰잔 말인가

10.05.2026 1분 읽기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기업의 이익을 목적이 아니라 생존 조건으로 봤다. 이익은 자본가의 탐욕의 대가가 아니라 기업이 미래 위험을 감당하고 연구개발(R&D)과 혁신에 투자하기 위해 확보해야 할 최소한의 비용이라는 것이다. 기업은 이익을 내야 살아남고, 생존해야 고객에게 더 나은 제품을 제공하며 직원의 일자리와 사회적 책임도 감당할 수 있다.

드러커는 1980년대 미국 경영계의 주류로 떠오른 ‘주주가치 극대화’에도 비판적이었다. 주주 이익만 앞세우면 고객 만족이나 제품의 본질적 가치보다 단기 재무제표 수치에 매몰될 수 있다고 봤다. 대신 그는 주주와 고객, 종업원, 지역사회, 공급 업체 등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의 이익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믿었다.

한국에서도 이런 관점은 노동자들이 “우리 몫을 달라”고 요구할 때 자주 언급된다. 최근 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하는 것도 이런 인식과 맞닿아 있다. 기업 이익을 만드는 데 노동자의 역할이 있었으니 성과를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적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이 현장에서 기술을 축적하고 제품을 만들어낸 임직원의 노동 위에 서 있다는 점에서 이런 주장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국민 여론은 싸늘하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응답자의 69.3%는 삼성전자 파업에 대해 “무리한 요구이자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어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정당한 권리 행사”라는 응답은 18.5%에 그쳤다. 이를 고액 연봉 대기업 직원에 대한 시샘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국민이 불편해하는 지점은 성과급 자체가 아니라 반도체 호황의 과실을 특정 집단이 과도하게 가져가려는 듯한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이익은 현재 임직원의 노력만으로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다. 과거 세대 임직원의 투자 결정, 수십조 원의 설비투자, 협력 업체의 공급망, 소액주주의 자본, 국민연금의 투자, 정부의 세제 지원과 인프라, 글로벌 인공지능(AI) 수요와 메모리 가격 상승이 함께 녹아 있다. 2023년 삼성전자 DS부문이 연간 약 15조 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을 때도 정부는 세제 혜택과 공장 건설 인프라 지원으로 반도체 경쟁력 약화를 막는 데 힘을 보탰다.

주주만이 기업의 주인은 아니다. 그러나 반대로 노동자만 기업의 주인이라는 뜻도 아니다. 마이클 젠슨 하버드대 명예교수는 여러 이해관계자의 요구가 충돌할 때 판단 기준은 장기 기업가치(long-term value)가 돼야 한다고 봤다. 직원 보상, 주주 배분, 협력 업체와의 상생, 연구개발 투자, 불황에 대비한 현금 축적은 모두 정당한 요구다. 문제는 그 요구들이 충돌할 때 무엇이 기업의 성장과 경쟁력을 높이는 선택인지를 따지는 일이다.

막대한 시설투자가 필요한 반도체 산업에서는 이 원칙이 더욱 중요하다. 올해의 이익은 내년의 성과급 재원이면서 동시에 다음 세대 공정과 고대역폭메모리(HBM), 파운드리 경쟁을 위한 투자 재원이다. 반도체 기업의 이익은 현재의 전리품이 아니라 미래의 비용에 가깝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요한 투자 규모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이익을 당장의 배분 대상으로만 바라보면 기업의 생존 기반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직원들의 성과를 보상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세계 최고 인재를 붙잡으려면 보상 체계는 더 투명하고 과감해야 한다. 다만 그 보상은 미래 투자와 협력 생태계, 주주와 국민경제의 몫까지 고려한 틀 안에서 설계돼야 한다. 성과를 나누는 일과 미래 경쟁력을 지키는 일은 대립해서는 안 된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와 사측이 예고 총파업을 10여 일 앞두고 다시 교섭 테이블에 앉기로 했다. 기업이 일궈낸 성과는 나누는 것이 맞다. 그러나 미래 경쟁력까지 미리 당겨 나눠서는 안 된다. 드러커가 말한 이익은 누군가가 먼저 가져갈 몫이 아니라 기업이 내일도 살아남기 위한 조건이었다. 노조의 요구가 이 균형을 설명하지 못한다면 기업의 미래는 아랑곳하지 않는 이익집단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어렵게 마련된 교섭인 만큼 국민이 납득할 만한 해법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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