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역할 재정립을 요구한 상호금융기관의 신용대출이 시중은행 수준으로 고신용자에게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NICE평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농업협동조합·신용협동조합 등 상호금융업권의 신용대출·카드장기대출 등 신용성 대출(정책서민금융대출 제외) 차주 가운데 신용점수 900점대 이상 비중은 46.5%였다. 800점대 차주도 34.2%에 달했다. 반면 중·저신용자인 700점대와 600점대 이하는 각각 10.0%, 9.3%에 그쳤다.
이는 시중은행과 별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은행권 신용성 대출 차주의 54.5%는 900점 이상이고 700점대와 600점대 이하 비중은 각각 9.9%, 7.3%였다.
다른 2금융권과 비교하면 상호금융권의 고신용자 쏠림은 두드러진다. 저축은행업권은 700점대 차주가 49.1%로 가장 많았고 600점대 이하도 37.4%였다. 캐피털업권의 경우에도 700점대 차주가 44.3%로 가장 많았고 600점대 이하 40.0%, 800점대 15.6%, 900점대는 0.1%다.
카드업계 역시 700점대(37.3%), 800점대(35.6%), 600점대 이하(22.6%), 900점대 이상(4.5%) 순서였다. 2금융권은 대체로 700점대 이하 차주 비중이 80%를 웃돌았지만 상호금융권만은 20%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김 실장이 상호금융권을 향해 “비과세 혜택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지만 조합원 대출보다 중앙회 예치가 늘었다”며 “역할을 처음부터 다시 정리해야 한다”고 직격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상호금융기관은 지역 기반의 관계형 금융을 통해 서민·취약계층에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설립됐다. 하지만 연체율·충당금 우려가 커지면서 고신용자·비조합원 대출 비중을 늘리는 흐름이 뚜렷하다. 일례로 신협의 조합원 대출 비중은 2015년 말 78.8%에서 지난해 6월 말 49.2%까지 줄었고, 농협도 같은 기간 33.6%에서 24.4%로 감소했다.
비대면 영업 확대로 기존의 관계형 금융 모델이 작동하기는 어려워지자 상호금융권은 새 영업 전략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상호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지역·단체를 기반으로 영업하는 상호금융은 여타 금융회사보다 조합원 간 유사성이 높다”며 “조합별로 특화된 신용평가 모델을 적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