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초고액자산가 고객 유치 경쟁이 자산관리 영역을 넘어 생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세무·상속·투자 상담에 집중됐던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가 여행, 공연, 골프, 예술품 등 비금융 분야로 넓어지면서 은행들이 ‘맞춤형 라이프 케어’ 경쟁에 나서는 모습이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초고액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초우량 고객 컨시어지 서비스(가칭)’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컨시어지는 고객의 요청에 따라 여행 일정, 공연 관람, 골프 예약 등을 대신 알아보고 연결해주는 맞춤형 지원 서비스를 말한다.
국민은행은 이번 서비스를 자산 상위 100명 안팎의 고객에게 제공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수백억 원대 자산을 보유한 최상위 고객층을 대상으로 기존 PB 서비스보다 더 세분화된 혜택을 제공하려는 취지다. 서비스 예산은 고객 등급별로 차등을 두는 방식이 거론된다. 1등급은 500만 원, 2등급은 400만 원, 3등급은 300만 원 등 일정 한도 안에서 고객별 서비스를 지원하는 구조다.
국민은행은 현재 ‘골드앤와이즈 더 퍼스트 센터’를 통해 금융자산 30억 원 이상 초고액자산가에게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부동산 투자자문, 세무 컨설팅 등과 은행 주최 오페라 콘서트, 골프 행사 등이다. 컨시어지 서비스가 도입되면 은행이 정한 행사에 고객을 초대하는 수준을 넘어 고객 개인의 취향과 일정에 맞춘 서비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은행권에서는 이미 초고액자산가를 겨냥한 비금융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PB 브랜드 ‘투체어스’를 통해 예술품 구매, 국내외 공연, 항공권, 숙박, 골프 투어 예약 등을 지원하는 컨시어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서울신라호텔에서 초고액자산가 고객을 초청해 위스키와 다이닝을 결합한 프리미엄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신한은행도 ‘신한 프리미어 멤버십’을 통해 고액자산가 대상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초고액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건강검진, 미술품 자문·감정·경매 지원, 법률 상담 등을 제공한다. 해외 골프클럽 회원권 안내와 예약 대행, 콘서트·스포츠·미술관·패션쇼 티켓 수배 등 여가 서비스도 포함돼 있다.
하나은행은 30억 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클럽원’을 운영하고 있다. 맞춤형 투자은행(IB) 서비스, 리츠, 해외 투자, 글로벌 자산 포트폴리오 설계 등을 제공하며 고액자산가 전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초고액자산가 고객은 은행 입장에서 수익성과 상징성을 모두 갖는 핵심 고객군”이라며 “최근에는 자산관리 역량뿐 아니라 고객의 생활 편의와 취향까지 얼마나 세밀하게 관리할 수 있는지가 PB 서비스의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